한국뇌연구원, 공포기억 재발 뇌 영역 발견
한국뇌연구원, 공포기억 재발 뇌 영역 발견
  • 이아람
  • 승인 2020.02.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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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석원 박사 연구팀
세계 첫 후두정피질 역할 규명
트라우마 방지 치료 전략 기대
한국뇌연구원

공포기억 재발에 뇌 일부분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10일 구자욱·이석원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환경에서의 공포기억 재발에 대뇌 후두정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후두정피질은 뇌의 뒤쪽 정수리에 있는 두정엽의 일부로, 공간적 추론이나 의사결정 판단 등 고위뇌인지 기능에 관여한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Brain’ 2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Posterior parietal cortex mediates fear renewal in a novel context’로, 저자 정보는 주빛나(제1저자), 구자욱, 이석원(공동 교신저자) 등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심각한 사고, 폭력 등을 경험한 이후에도 반복적인 고통을 느끼는 증상이다. 환자들은 처음 사건발생 장소와 비슷한 곳에만 가더라도 트라우마가 재발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고통을 겪는다.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등 국가적 재난을 겪은 생존자들이 이제 새로운 배를 못 탄다거나 다른 지역의 지하철조차 타기를 꺼리게 되는 것도 그 예다.

이렇게 또 다른 장소에서 공포기억이 재발하는 데 후두정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한국뇌연구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본 연구에서 공포기억은 청각자극과 전기충격을 동시에 줌으로써 생성된 연합기억으로, 종소리를 들려주며 음식을 같이 주었던 ‘파블로프의 개’와 같은 조건화학습 기억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마우스에게 특정 소리를 들려준 뒤 전기충격을 함께 줌으로써 청각공포기억을 형성한 후, 새로운 환경에서도 같은 소리를 들려줬다.

그 결과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마우스는 두 장소 모두 똑같은 공포반응을 보였지만, 약물을 처리하거나 빛을 쬐어 후두정피질의 활성을 억제한 마우스는 새로운 환경에서 공포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즉 낯선 환경에서 공포기억이 재발하는 데에는 후두정피질의 활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 기존 장소에서 공포기억이 재발하는 것은 억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욱·이석원 한국뇌연구원박사는 “그동안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던 후두정피질의 역할을 새로이 규명했다”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나 공포증 환자의 공포기억 재발을 막는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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