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
  • 승인 2020.02.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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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2020년 2월 10일 사람들의 눈과 귀가 TV 앞으로 모였다. 바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날은 한국 영화 최초로 주요 6개 부문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후보작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하루 동안‘기생충’이란 영화로 각본상, 국제 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총 4관왕을 차지했으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작이 되었다.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 하루, 아니 단 몇 시간 만에 일어났다.

이번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무엇보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 진 날로 기억되어질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생기고 92년 만에 처음으로 비영어권에서 작품상을 첫 수상하는 일이 일어났다. 한국 영화 101년 역사 동안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 이번에 처음이고, 또한 수상을 한 것도 처음이다. 또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모두 휩쓴 것 역시 64년 만의 일이 되었다.

많은 부문의 상이 수여되었고,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 시상까지 마치고 난 후 이제 마지막 작품상만을 남겨 놓고 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작품상은 어떤 영화에 돌아갈까 모두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 장편영화상, 감독상까지 수상한 상태였고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를 보면 모두 대단한 영화라서 기대감은 사실 낮았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작품상의 시상자로 나온 원로 여배우 ‘제인 폰다’의 입에서 “PARASITE”라는 말이 외쳐질 때 시상식장에는 환호와 박수소리가 넘쳐났다. 그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고 있던 필자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대한민국에겐 역사적인 날이었고, 세계 영화사에도 크게 기억될 순간이었다. 특히 이날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누구였냐면, 그 말은 위대한 ‘마틴 스콜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의 말이었습니다.” 이 말을 하면서 함께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전설적인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이지에게 영광을 돌리는 멋있는 모습도 연출하였다. 마틴 스콜세이지는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만 9번째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봉준호 감독의 모습을 보며 참석한 모든 영화인들이 감동했고, 자리에 앉아서 손을 흔들며 화답하던 마틴 스콜세이지를 향해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진정 멋진 승자의 모습이었다. 역시 봉준호 감독이었다.

그날 봉준호 감독이 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라는 말이 나에게 오랜 여운으로 남았다. 그 말을 통해 그가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알 수 있었다. 그가 세계적인 상을 받기까지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해 왔던 것이다.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하는 많은 실수 중 하나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독특하고 고유한 존재로 이 땅에 태어났다. 신이 최고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답을 찾으려 할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모든 답이 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 된다.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자신을 믿으며, 자신을 응원하는 삶을 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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