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레이더] ‘봉준호 마케팅’ 봇물…與 “영혼 없는 공약”
[4.15 총선 레이더] ‘봉준호 마케팅’ 봇물…與 “영혼 없는 공약”
  • 홍하은
  • 승인 2020.02.12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예비후보, 공약 내놔
“영화 박물관·생가터 복원…”
與 “예전 블랙리스트 낙인
부끄러움도 없이 무임승차”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자 4·15 총선 대구·경북(TK) 출마자들이 영화 ‘기생충’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이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전을 대구에서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TK 예비후보들은 ‘봉준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대구 달서병·비례) 의원은 ‘봉준호 영화 박물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강 의원은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화박물관을 설립해 영화를 문화예술 도시 대구의 아이콘으로 살려야 한다”면서 “대구시 신청사가 들어설 두류정수장 옆 두류 공원에 ‘봉준호 영화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당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도 “영화관이 없는 대구 남구에서 태어나 세계에 이름을 떨친 봉 감독은 대구의 자랑이자 한국의 자랑”이라며 “남구에 영화관 등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중·남구에 출사표를 던진 배영식 예비후보는 봉준호 영화의 거리, 봉준호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영화 기생충 조형물 등을 설치·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한국당 장원용 예비후보도 남구 대명동에 봉준호 기념관을 건립하고 봉준호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봉 감독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대구 남구 대명동에 건립해 대구에서 제2, 제3의 봉 감독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대구 중·남구 한국당 도건우 예비후보도 봉준호 타운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봉준호 명예의 전당 건립하고 영화박물관, 독립영화 멀티 상영관, 가상현실(VR) 체험관, 봉준호 아카데미 등을 유치하겠다”고 피력했다.

한국당 총선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봉준호 마케팅’을 활용한 공약을 쏟아내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재용 더불어민주당 중·남구 예비후보는 “오스카 4관왕의 영예를 안은 대구 출신 봉준호 감독 마케팅을 벌이며 표심잡기에 나섰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며 “자신들이 집권했던 시기 ‘블랙리스트’로 낙인을 찍었던 영화인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도 없이,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국민들의 감동에 무임승차하려는 몰염치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변변한 영화제 하나 없고 영화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조차 없는 무관심과 척박한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며 “그저 ‘봉준호’라는 이름을 관광 상품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천박한 문화적 소양의 수준만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달서을 허소 예비후보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허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은 봉준호 감독 관련 ‘졸속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문화예술계 주요 좌성향 인물 B등급’ ‘전형적인 좌파 영화’, ‘패러사이트(기생충)같은 영화는 보지 않는다’고 비난하던 태도를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180도 바꾸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비난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봉준호 감독 관련 ‘영혼 없는’ 공약을 쏟아내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권 당시 문화 예술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빨갱이 낙인을 찍은 야만적 행위에 대해 봉준호 감독과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이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