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불여서…” 달서구청장 언사 진위 논란
“씨불여서…” 달서구청장 언사 진위 논란
  • 정은빈
  • 승인 2020.02.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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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자 구의원 “공적 자리서 타 구의원 향해 발언” 녹취록 공개
이 구청장 “느리게 들으면 ‘시비 걸어가지고’라고 말한 것” 주장
대구 한 구청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부적절한 언사로 입방아에 올랐다. 달서구의회 한 의원이 당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진위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대구 달서구의회 이신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제26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주민과 구의원 총 3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다른 구의원의 5분발언을 두고 ‘씨불였다’며 입에 담기 민망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21일 ‘2020년 동 연두 방문’을 위해 진천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주민 등 24명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 이신자 의원을 포함한 구의원 3명과 공무원이 동행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행정복지센터 관계자가 “(원시인 석상에 관해)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위축되지 말고 자부심 가져도 된다”고 격려하자 이 구청장은 “저번 달에 또 구에서 의원이 그걸 가지고 씨불여가지고 마 이래 나쁘게…”라고 답했다. 이 내용은 이 의원이 주민 의견을 기록하기 위해 음성을 녹음하던 중 함께 담겼다.

이 의원은 구정질문에 나서 “달서구민의 대표가 견제기관인 구의회 의원의 5분발언을 무시했다. 스스로 귀를 믿을 수 없어 공신력 있는 곳에서 녹취록 공증을 받았다”고 말한 뒤 “녹음내용을 함께 듣고 판단해보자”며 녹음파일을 연속 3번 틀었다. 이어 “지역 리더가 진실게임의 도화선이 된 것 자체가 부끄럽다. 실수나 실언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이 구청장은 “분명히 그렇게 말한 일이 없다. 농담으로 ‘시비 걸어가지고’라고 말한 것이며 (녹음파일을) 느리게 들으면 ‘시비 걸어가지고’라고 들린다”고 반박하면서 “잘못 들을 수는 있지만 (이 의원은) 사실을 확인해보지 않고 발언했다.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서구청은 이날 오후 해당 부분에 대해 “전번 달에 또 구의회에서도 또 의원이 그것 가지고 시비 걸어가지고 또 뭐 했다고…”고 속기한 녹취록을 다른 속기사를 통해 공증 받았다.

시비 중심이 된 내용은 지난해 12월 267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홍복조 구의원(더불어민주당)의 5분발언이다. 홍 의원은 “선사시대로 조성사업이 지역경제 발전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 6년간의 성과를 분석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신규사업보다 우선이다”고 했다. 달서구청이 선사시대로 사업 과정에 설치한 진천동 대형 원시인 석상은 지난 2018년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주민 3천200여명에게 집단 민원을 샀다.

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5분발언이 절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씨불이다’든 ‘시비걸다’든 정말 잘못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건의하고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이 구청장은 산회 후 “‘시비 걸어가지고’는 분위기상 농담한 것”이라면서 “결코 의회를 무시하는 차원이 아니지만 잘못된 것이 있다면 사과한다”며 사과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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