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달서구 폐기물 수거량 집계

작년 월배권 1인당 배출량 47kg
유동인구 많은 성서권比 7kg↑
면적 더 큰 수성구·북구보다 높아
구청 “20일까지 월배권 업체에
차량별 자동집계시스템 설치”

대구 달서구청이 올해 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수수료를 대폭 증액(본지 2019년 12월 18일자 6면 보도)한 가운데 재활용폐기물 수거량 집계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달서구 월배권의 수거량이 비상식적으로 높게 나온 탓이다.

13일 대구 달서구의회 박종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달서구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달서구지역의 연간 재활용품 수거량은 2만5천617t, 1인당 배출량은 44kg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월배권 수거량은 1만4천406t으로 성서권(1만1천211t)보다 3천105t 많았다. 1인당 배출량을 비교하면 월배권(47kg)이 성서권(40kg)보다 7kg 많았다.

달서구는 월성·진천·상인·도원·송현·본동 등 월배권과 성당·두류·본리·감삼·죽전·장기·용산·이곡·신당동 등 성서권 2개 구역으로 나뉜다. 1인당 배출량 증가 요인인 유동인구는 계명대학교, 성서산업단지 등이 입지한 성서권이 월배권보다 많은 구조여서 수거량과 상충한다.

공동주택 비율의 경우 월배권이 성서권보다 높지만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도 월배권 생활용품 수거량은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9월 계명대학교 산학연구소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구 달성군지역 공동주택 비율은 76%로 달서구(70%)보다 높은데도 1인당 배출량은 30kg(연간 7천880t)으로 평이했다.

월배권의 재활용품 수거량은 대구 북구·수성구지역보다도 많았다. 면적 94㎢, 인구수 43만9천여명인 북구의 연간 수거량은 1만3천425t, 1인당 배출량은 30kg으로 나타났다. 월배권(35㎢)보다 2배 이상 넓고 인구가 더 많은데도 연간 수거량과 1인당 배출량은 더 적었다. 수성구(76㎢)도 월배권보다 넓고 인구가 12만5천여명 많지만 연간 수거량은 1만3천t, 1인당 배출량 30kg으로 북구와 비슷했다.

달서구청은 재활용품 수거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는 20일까지 월배권 대행업체에 차량별 수거량 자동집계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 달서구청은 또 이번 달부터 수거량 계근 전표를 함께 제출토록 할 예정이다.

달서구청은 지난 2003년부터 17년간 특정 업체에 폐기물 처리 대행을 맡기면서(본지 2019년 12월 25일자 6면 보도) 수거량 자동집계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 업체는 계근 전표 없이 자체 작성한 일자별 수거량 집계표를 월 1회 제출하면 됐다. 성서권 대행업체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차량별 지정 카드를 이용해 수거량을 자동 계량하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월배권 폐기물 수거량이 많은 건 젊은 층이 많고 공동주택이 많은 탓으로 추정된다. 달성군은 일반 아파트 구역도 많지만 자연부락이 많아 재활용품이나 폐기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구조다”면서 “구체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인식해 올해부터 업체에 차량별 자료를 요구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까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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