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경제 기본원리를 다시 생각해본다
[배종태 경영칼럼] 경제 기본원리를 다시 생각해본다
  • 승인 2020.02.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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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경제학에서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희소자원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를 연구한다. 저명학자인 맨큐 교수는 그의 경제학 교과서에서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원리들은 모든 경제학 이론의 기본전제가 되고, 그간 인류의 지식과 경험, 논증을 통해 옳다고 받아들여진 것들이다. 맨큐 교수는 특히 경제주체인 각 개인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가에 대해 다음 네 가지 기본원리를 강조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나?

첫째,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고, 무엇을 얻으려면 그 대가로 무언가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어진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선택한다. 사회적으로 보면 이러한 선택에 있어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효율성과 공정한 분배를 중시하는 공평성이 상충되는 일도 있다. 그렇지만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고, 사회적으로는 누군가가 부담을 해야 한다. 그 누군가가 미래 세대일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수단을 선택하고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가 경제정책의 핵심이고, 올바른 정책과 사이비 정책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들의 혜안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둘째,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 어떤 선택을 위해 포기했던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명시적 기회비용인 현금비용도 있고, 암묵적 기회비용인 시간비용도 있다. 물론 기회비용이 불분명한 경우도 많지만, 개인 차원에서나 국가 차원에서 그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안정적인 직장, 안정적인 성과를 선호하게 된다. 그렇지만 당장은 안정적으로 보이는 그 선택이 때론 매우 큰 기회비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일보다도 미처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포기했던 일에 대해 더욱 아쉬워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 기업가들에게 도전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셋째, 합리적인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이미 하고 있는 행동이나 가지고 있는 계획을 조금씩 바꾸어 적응하게 되는데, 이때 이러한 한계적 변화로 인한 이득과 비용을 비교해서 이득이 더 큰 대안으로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다. 생존에 필수적인 물보다도 귀금속 다이아몬드가 더 비싼 것은 다이아몬드의 한계이득이 물의 한계이득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더 좋은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정책수단을 통해 억누르는 방식만으로 주택가격 상승을 막기 어려운 것도 이 한계 이득과 한계 비용의 원리 때문이다.

넷째,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만드는 그 무엇이 바로 경제적 유인(incentive)이다. 이러한 경제적 유인은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기본원리이고, 또 경제정책이나 규제가 작용할 수 있는 동력이다. 과거 미국에서는 정부가 대학에 지원한 연구비로 수행된 연구결과가 사업화되고 기업에 기술이전이 되어 기술료(royalty) 수입이 생기면 그 수입은 정부에 귀속되었다. 연구비가 정부에서 지원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이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체제에서는 대학들이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노력할 경제적 유인이 없었기 때문에 사업화 성과가 매우 낮았다. 그러다가 베이돌법(Bayh-Dole Act)에 의해 그 기술료 수입이 정부가 아닌 해당 대학에 귀속되는 것으로 바뀌자, 기술 사업화 성과가 매우 높아졌다. 기업가들에게 사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기본원리에 반하는 정책, 정당화될 수 있나?

그런데 최근 여러 나라들에서 이러한 기본원리들에 반하는 경제정책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포퓰리즘 (대중주의), 사람들의 욕심, 정치적 고려 등 여러 상황들이 투영된 결과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 실험들이 결코 경제 경영의 기본원리와 검증된 이론들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특정 정책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일부 집단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회의 여러 집단들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협의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와 정책의 역할이다.

물론 시대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이러한 기본원리를 구성하는 기본가정도 바뀌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기본원리와 정통이론도 도전 받고 바뀔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과거에 명백하게 검증되고 전문가들이 누구나 받아들이는 당연한 원리나 이론이 실제 상황에서 부정되고 설익은 이론이 적용되어 나타나는 어려움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안타까움이 크다. 기본원리와 경제상식에 반하는 정책들을 바라보며, 교과서의 첫 장에 나오는 기본원리를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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