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일자리 51개월째 감소해도 고용개선인가
40대 일자리 51개월째 감소해도 고용개선인가
  • 승인 2020.02.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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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가 지난해 1월 대비 56만8천명 증가했다. 2014년 8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고 같은 달 기준으론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다. 이것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고용회복 흐름이 더 견조해지는 모습”이라고 자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일자리에서 반등을 이루며 고용의 양과 질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면서 “올해는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는 해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성급한 얘기다. 취업자 증가 중 60대 이상이 50만7천명이다. 노령층 취업자 수 증가는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재정을 투입한 노인일자리 사업 확대와 1월 조기 시행에 따른 효과다. 이 같은 일회성 숫자 부풀리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반면,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 수는 1월에도 8만4천명이 줄어 51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속 고용장려금’ 등 노인 일자리사업에 예산을 더 투입한다고 한다. 올해 1조2천억원을 투입해 65세 노인의 일자리를 지난해보다 13만개 늘어난 73만개나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 주도 일자리 정책의 결과가 공공 부문 비대화와 단기 일자리 양산인데도 또다시 세금을 퍼부어 고령층 일자리를 만들겠다니 한심하다.

노인 일자리사업에 필요한 재원이나 있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나라 곳간 형편이 말 아니다. 5년만의 첫 세수 결손이다. 지난해 국세가 정부 계획보다 1조3천억원이나 덜 걷혔다. 올해 경제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제조업과 수출, 내수는 ‘코로나19’ 충격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5%까지 추락할 것으로 분석하는 기관도 있다. 2003년 사스 때와 같은 충격이 밀려든다는 얘기다. 당장 2월 수출은 10일까지 하루 평균 3.2% 줄었다. 유통업계는 매출이 크게 줄고, 자영업자들은 폐업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형편에 노인 일자리 부풀리기에 연연한다면 정신나간 짓이다.

명실 공히 고용시장이 개선됐다고 말하려면 경제활동의 주축인 40대와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 일자리는 민간기업과 시장이 만든다. 따라서 기업이 투자를 확대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는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 일자리를 만들어낸 뒤에야 ‘고용개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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