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공검지, 6천년 전 생성된 자연습지”
“상주 공검지, 6천년 전 생성된 자연습지”
  • 정은빈
  • 승인 2020.02.13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동강생물자원관, 퇴적층 분석
미기록 화석 돌말류 32종 발견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경북 상주 공검지가 최대 6천년 전부터 생성된 자연습지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13일 상주 공검지 퇴적층의 화석 돌말류를 분석해 인공 저수지 축조(1천400년 전)보다 앞서 6천년 전 자연 생성된 습지라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돌말류는 물속을 떠다니거나 돌이나 생물체 표면에 붙어사는 미세조류로 수서생태계의 1차 생산자다.

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9~11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각각 9m, 8.5m 깊이로 땅을 파고 퇴적층을 분석했다. 연구진이 퇴적층에 남은 화석 돌말류의 출현량과 출현종 특성을 분석한 결과 공검지의 6천년 전 퇴적층(약 5~6m 깊이)에서 화석 돌말류가 발견됐다.

육상화 지표종인 ‘한치아 엠피오식스’와 약산성 환경을 좋아하는 ‘유노티아 펙티날리스, 유노티아 바이덴스’ 등이 발견돼 연구진은 물이 많지 않은 자연습지 시기였던 것으로 유추했다. 인공 저수지 축조(1천400년 전) 전에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조선 초기 작성된 '고려사(저자 김종서·정인지 등)'에 "1천195년(명종 25년) 공검이라는 큰 못에 축대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1959년 말 서남쪽에 오태 저수지가 완공되자 이 곳은 모두 논으로 만들어졌고 1993년 옛터 보존을 위해 1만4천716㎡ 크기로 개축됐다.

상주시청은 2009년 공검지 복원공사 과정에 발굴한 옛 수문의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해 축조 시기를 약 1천400년 전으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1년 공검지를 국내 논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4단계의 수위 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새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150년여 전 퇴적층(약 1.5~2m 깊이)에서 '코코네이스 플라센툴라' 등 수생식물에 붙어서 사는 돌말류가 최대 출현해 이 시기에 수위가 최대로 올랐다가 육상화된 것으로 유추했다.

연구진은 또 공검지 퇴적층에서 미기록 화석 돌말류 32종을 발견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종은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로 공검지가 만들어진 당시 살았던 돌말류로 추정했다. 이 종은 2003년 일본 도쿄 우소리호에서 처음 발견된 종으로 습지환경에 주로 서식한다.

낙동강생물자원관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은 상반기 안에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공검지 일대 10곳에 대한 시추조사 등 후속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상철 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 등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