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잎 사이 빨간 그 입술 내 민다
동백꽃 그 순정 붉게 불타면
꽃 모가지 떨구고 울고 있네
동백이 운다
처음 나무에 피어나고
두 번째 땅바닥에 피어나니
세 번째 여인의 가슴 속에 피어난다
추위에 깨어나 툭툭 꽃 문 열고
수줍어 고개 숙여 님 기다리다
그리움에 지쳤나 동백아가씨
동백꽃 피고 지는 만지도 섬마을
◇김창석= 경북구미 출생인 작가는 아시아문예로 등단했다. 현재, ‘아시아문예’ 대구지사장으로 활동 중이며 ‘홍익출판사’ 대표를 맡고 있다.
<해설> 만지도는 경남 통영시에 부속된 조그마한 섬으로 인근 섬 연대도와 연결하는 출렁다리가 생겨 관광의 명소가 되었다. 해안 풍광 또한 비경이다. 그 인근의 다른 섬에도 예부터 동백나무가 많이 자생한다. 심지어 나무가 귀해서 동백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주변 섬 어디에 가도 동백꽃이 지천에 빨간 입술을 농밀하게 내밀고 사람들을 반긴다. 뭍으로 야반도주한 못난 임 기다리는 처녀처럼 애틋한 정이 고요하게 피어 사람들에게 손짓한다. 동백꽃 꽃말처럼 진실한 사랑의 애틋한 시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