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거물급 실종…정치적 위상 위축 불가피
‘보수 텃밭’ 거물급 실종…정치적 위상 위축 불가피
  • 윤정
  • 승인 2020.02.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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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중진들 ‘공천배제’ 걱정
공관위에도 지역 인사 없어
초·재선 다수 ‘초라한 신세’
“제대로 된 공천 될까 의구심”
미래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를 뽑는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옛 자유한국당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이번 주 대구·경북(TK)을 끝으로 1차로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컷오프(공천배제) 현역 의원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관위가 TK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 비율을 30% 이상이라고 누차 강조한 터라 TK 현역 의원 19명(대구8·경북11,비례제외) 중 최소 6명 이상이 컷오프될 것으로 보인다. 컷오프 대상에는 현재 4명뿐인 3선급 이상 중진들도 포함될 가능성이 커 향후 TK의 정치적 위상이 더욱더 초라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보수계열의 역대 정권에서 TK는 보수 종갓집 역할을 하며 중진들이 국회와 중앙당 요직을 독점하며 정치적 위상을 누려왔지만 탄핵 이후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TK 좌장 역할을 했던 4선 최경환 전 의원(경북 경산)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이미 상실했고 탄핵을 주도했던 4선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미래통합당’에 올라탔지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우리공화당 대표인 3선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탄핵 무효를 주도하고 있지만 지역구 사정이 여의치 않아 21대 국회 입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거물급 인사도 대구 출마를 접었다. 한국당(미래통합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성갑 출마를 시도했으나 불발됐고 홍준표 전 대표도 대구 동을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경남 양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제 TK에 거물급은 고사하고 3선급 이상 중진들도 공천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려 21대 국회에서 TK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초·재선 의원들이 다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TK 한 초선 의원은 “이러다가 TK는 국회의장은 고사하고 상임위원장 자리도 맡기 힘든 초라한 신세로 전락할지 모른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를 진두지휘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의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TK 25개 지역구 전승을 노리고 있지만 이렇다할 맹주급 간판 의원이 전무한 상태다. 수도권은 황교안 대표, PK(부산·경남)에는 홍준표 전 대표를 내세울 수 있지만 종갓집 TK에는 딱히 내세울 만한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 4선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과 3선 김광림(안동)·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 등 TK 중진들이 있지만 컷오프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고 컷오프 통과를 하더라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또 초선이지만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런 점 때문에 ‘TK 집토끼’에 대한 홀대론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략공천을 하든 경선을 하든 TK는 누가 나와도 이긴다’라는 미래통합당 공관위의 안이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관위에 PK 인사는 3명이나 되지만 TK 인사는 전무해 TK 실정을 잘 알고 제대로 된 공천을 할 수 있을까는 의구심이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TK 한 예비후보자는 “현역 의원이 컷오프를 당한다 해도 다른 예비후보자들이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낙하산 공천 가능성도 있고 지역 사정과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이 단순한 여론조사와 몇 가지 기준으로 공천이 이뤄질 개연성이 커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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