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당 측 인사들 반발
“지도부 방식 이러면 안돼”
“다 같이 상견례하자” 일단락
미래통합당이 처음으로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을 흡수한 듯한 모양새가 연출돼 새보수당 측이 반발했다.
18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통합당 의총장은 옛 새누리당이 쪼개진 지 3년 2개월 만에 만나서인지 손을 맞잡는 밝은 얼굴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사회를 맡은 민경욱 의원이 새보수당 출신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 의원과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 등을 앞으로 불러내 ‘인사말’을 요청했다.
민 의원은 “나오실 때마다 의원님들 환영해주시길 바란다”며 “(옛 국민의당 출신) 김영환 최고위원도 나와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새보수당 5선인 정병국 의원이 정색하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정말 어려운 결단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함께 참여한 것이다. 앞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새로 들어온 게 아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동등한 자격에서 통합당으로 ‘신설 합당’한 것인데, 한국당이 새보수당을 ‘흡수 통합’한 것처럼 구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정 의원은 “오늘 이렇게 따로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도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의총장 앞줄에 ‘신입’ 의원들을 위한 지정석을 마련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어 “이거, 생각을 다시 하셔야 한다. 당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며 “우리는 다 같이 미래통합당을 만든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국당 출신 몇몇 의원이 마지못한 듯 손뼉을 쳤다.
이에 심재철 원내대표가 싸늘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기위해 “그러면 다 같이 상견례를 하자”고 제안했다. 오신환 의원이 손을 흔들며 “반갑습니다”라고 하자 한국당 출신 의원들이 일어서 “환영한다”고 화답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출마 지역구인 종로구에서 헌혈하고 나서 의총에 다소 늦게 참석했다.
황 대표의 헌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혈액 공급량이 부족해진 데 따른 것이다.
황 대표는 불출마 선언 의원들을 향해 “김무성·정갑윤·한선교·김정훈·유기준·여상규·김세연·김영우·김성태·김도읍·김성찬·박인숙·유민봉·윤상직·정종섭·조훈현·최연혜 의원”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어 “여러 의원님의 아름답고 용기 있는, 혁신의 불출마 결단과 헌신은 우리 당을 밝은 미래로 이끌어 갈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이분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새보수당 시절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호명하지 않았다. 유 의원과 지상욱 의원 등은 전날 통합당 출범식에 이어 이날 의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