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이제 자유민주의 메카로
동구, 이제 자유민주의 메카로
  • 승인 2020.02.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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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시인, 전 대구시환경녹지국장
대구동구는 ‘발칸반도의 화약고’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와 배신의 프레임에 갇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국정치의 화약고’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곳이다. 지난번 총선에는 그 유명한 새누리당 옥새파동의 진원지였고, 같은 고등학교 동기생끼리 진박, 배박으로 나뉘어 결투를 벌인 곳 또한 동구다. 이 보수충돌의 화약고가 4·15 총선을 앞두고 다시 불붙는 듯 했다. 줄잡아 10명이 넘는 후보가 경쟁의 스타덤에 섰다. 여기다 배신의 아이콘이 따라다니는 유승민의원의 등판 가능성으로 시계제로였다. 마침내 동구가 보수분열의 가장 치열한 현장으로 떠오르는가 싶었다.

다행히 막바지에 이르러 유의원이 합당과 불출마선언을 했다. 보수가 뭉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집을 태울 수도 있는 산불을 가까스로 막은 셈이다. 장자는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즉 하늘의 그물망이 성긴 것 같아도 새는 법이 없다고 했다. 아무리 신출귀몰한 재주를 지녔다 한들 하늘의 운행을 어찌 뛰어넘을 수 있으랴. 탄핵의 강은 유의원 자신이 건너야할 강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유의원 스스로 무거운 짐을 벗는 게 순서였다. 그토록 배신을 응징한다던 정종섭의원도 동구를 떠난다. 바야흐로 보수통합의 새로운 강이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건너야할 강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총선이 56일 정도 남기고서야 가까스로 보수통합이 이루어졌다. 얼기설기 급히 봉합해서인지 금세라도 터질 것만 같다. 저마다 헌법가치를 훼손하는 집권층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잇속 챙기기에 바빠 통합에는 미적대는 부류가 샜다. 또 통합은 해놓고 공천권을 넘보기에 겨를이 없는 패거리도 샜다. 진정한 보수통합을 않고는 총선은 필패다. 그러면 지난 울산시장선거 관련 청와대 개입의혹 사건, 유재수 전 청와대비서관 비리 감찰중단 사건, 조국 전 민정수석 비리의혹 사건 등 수많은 권력형비리사건은 유야무야될 게 뻔하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이 사건 검찰수사 간부 전원을 좌천성 인사 한 것은 백주의 테러에 가깝다. 이를 쳐다보는 국민은 얼마나 답답할까? 그 뿐이 아니다. GDP가 2%대에 턱걸이 할 정도다. 길거리에는 ‘임대’ 현수막이 빼곡하다. 자영업의 폐업이 늘어나고, 청년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겹쳐 경제가 휘청거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남미의 ‘베네수엘라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자유민주를 살릴 보수통합이 시대적 사명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의 출범은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문을 열어젖혀야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등 보수가 모일 것이고, 안철수 신당도 합류할 것이다. 황대표의 종로 출마선언도 보수의 강을 넓혀가는 몸부림으로 봐야 한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아침이 오고, 도도한 강물은 끝내 하나로 바다에 이른다.

국민의 눈이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쏠려 있다. 자유민주를 수호할 인재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108명의 의석이 부끄러운 대여투쟁력. 이제 투사형 의원으로 확 바꾸어야 한다. 맨 먼저 뒤가 켕겨 커튼 뒤에 숨은 정치인의 아웃이다. 작은 이익이나 챙기고 공천장사에 눈먼 자는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그리고 친박, 배박의 이름부터 지워야 한다. 불의에 목숨을 걸고 항거하는 의로운 정치인,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위해 밤잠을 설치는 정치인, 주민과 살을 비비며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하면서도 강건한 정치인, 무엇보다 깨끗한 정치인의 발굴이 승리의 첩경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나아가 이번 선거의 복병이라 할 수 있는 대구 ‘동구을 보궐선거’의 현명한 대처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한국당 지방의원 전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곳이다. 여권 언론을 필두로 매스컴의 집중 포화를 맞을 수 있다. 게다가 일찌감치 불붙은 한국당 지방의원 출마희망자간의 각축전에 새보수당의 진입까지 겹쳐지면 보수통합의 균열은 불문가지이다. 항간에는 통합 선언을 한 유의원이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각 한 석 정도는 챙길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공천 잡음과 파열음이 커져 만에 하나 전국뉴스로 비화될 경우 보수통합의 상승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 불을 끄는 처방은 유의원의 지방선거 불개입과 100% 주민경선이다. 진정한 사과와 무공천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나라의 명운이 걸린 ‘4·15총선’. 왼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배를 바로 세우고, 온갖 추잡한 것들로 채워진 갑판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백성을 구해야 한다. 대구동구가 더 이상 ‘한국정치의 화약고’가 아닌 ‘자유민주의 메카’로 되는 길은 깨끗하고 공정한 공천과 주민의 엄중한 선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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