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불안·동요
당혹·불안·동요
  • 강나리
  • 승인 2020.02.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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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대면접촉 피하겠다”
외부활동 자제 분위기 역력
마스크·손소독제 휴대 일상
가족·친척 연락 안부 체크도
19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지역민들이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시민들은 대체로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대구에서 1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알려지자 각자 가족·친척, 지인에게 연락해 다급히 안부를 묻거나, TV뉴스와 기사를 실시간으로 챙겨보는 등 분주한 상황이 연출됐다.

자영업자 김만호(67·대구 수성구)씨는 오는 주말 대구 본가에 놀러오기로 한 딸에게 전화해 방문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씨는 “아침에 뉴스를 보자마자 너무 충격받았다. 경남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딸이 주말마다 대구 집에 오곤 하는데, 당분간 대구 근처로 얼씬도 말라고 전했다”며 “아직 경남 쪽에는 확진자가 없다고 하는데, 괜히 버스를 타고 왔다갔다 하면 위험할 것 같아 주말엔 집에만 있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고 손 소독제 등 감염 예방 물품을 휴대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직장인 안영훈(41·대구 동구 효목동)씨는 “하룻밤 사이 확진자가 이렇게나 늘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회사 분위기도 너무 어수선해서 사무실에서 내내 마스크를 끼고 일했다”며 “이번 사태가 쉽게 정리될 것 같진 않아서 개인이 알아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기침만 해도 눈총받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주부 엄수정(30·대구 달서구 진천동)씨도 “출산이 세 달 정도 남았는데 더 무섭고 신경이 쓰인다”며 “손 소독이 중요하다고 해서, 시댁과 친정 부모님께도 휴대용 손 소독제를 사 드리고 되도록 얼굴 위로는 손을 대지 않도록 당부드렸다. 어르신들도 이제서야 경각심이 높아진 느낌이다”고 전했다.

특히 당분간 외출이나 모임, 외식을 꺼리는 등 대면 접촉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직장인 곽모(35·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아무래도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건 찝찝해서 내일부터는 개인 도시락을 싸 가려 한다”며 “그 동안 주말마다 마스크를 끼고 외출했는데, 이제는 진짜 ‘집콕’만이 답인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서윤정(여·23·대구 북구 칠성동)씨도 “이정도면 정말 ‘대구가 대한민국의 우한’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며 “주말에 남자친구와 데이트도 취소하고 결혼식도 축의금만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섭취하며 개인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쓰는 등 비교적 차분히 적응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천모(66·대구 달성군)씨는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몸에 좋은 것 많이 챙겨 먹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너무 호들갑을 떨면 오히려 불안감만 키운다. 뉴스에서 하라는대로 마스크 잘 끼고, 손 꼼꼼히 씻으면서 차분하게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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