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응급실 줄폐쇄 이어
확진자 방문 건물 속속 문 닫아
전시장·도서관·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 잇단 휴관 결정
전통시장·백화점·음식점도
고객 발길 뚝 끊겨 온종일 썰렁
20일 대구지역 최대 중심가인 동성로는 하루종일 썰렁한 모습이었다. 외출한 시민들이 급감한 가운데 거리 곳곳을 지나는 사람들 대부분 마스크 차림이었다.
동성로에서 만난 직장인 이은설(여·29)씨는 “외근 때문에 동성로에 매일 나오는데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는 건 처음 본다”며 “재난 영화에서만 보던 상황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것 같아 두렵다. 이러다 대구 망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등 시내 주요 백화점에도 매장 종업원이 겨우 자리를 지키는 정도였다. 수성구 들안길 등 주요 식당가나 카페 역시 모임 자체가 줄어들면서 손님 발길이 끊긴 분위기였다. 평일 점심시간에도 항상 대기표를 받아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던 중구 삼덕동의 한 음식점에도 일부 빈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전국 최대 규모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대구 서문시장도 온종일 한산했다. 서문시장의 경우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이후 손님이 90%가량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서문시장은 대대적 방역을 실시한 데 이어 일요일인 오는 23일 하루 임시휴업을 하기로 했다.
지역 최대의 도매시장인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도 일부 폐쇄돼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이곳 청과부류에 근무하는 25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장 측이 시장 내 3개 점포를 폐쇄한 탓이다.
불특정다수가 참여하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한편 각종 시설은 문을 닫았다. 대구미술관과 대구예술발전소, 대구문화예술회관, 아양아트센터 등 대구시와 8개 구·군 산하 공연·전시장도 잇따라 휴관에 들어갔다. 앞서 범어도서관, 용학도서관 등 수성구립도서관 8곳이 소독·방역을 위해 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대형병원 응급실이 줄줄이 폐쇄된 데 이어 지역 내 헬스장이나 목욕탕 등 주민 이용이 많은 시설도 잇따라 휴관을 결정했다.
확진자가 방문한 건물 역시 잇따라 폐쇄됐다. 대구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1명이 동성로 교보생명 사옥에 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건물에는 매장 방역 소독을 위해 20일까지 임시 휴점한다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수성구 범어동 삼성화재빌딩, 확진자가 근무한 수성구 미술학원, 동구 어린이집 등도 문을 닫았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이용자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최학성(42·대구 서구 평리동)씨는 “도시가 텅텅 빈 것 같다. 항상 사람이 바글거리는 약령시 정류장에서 탔는데도 좌석이 비어 있더라”며 “버스 안에서 기침하는 것도 눈치 보여서 참았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