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개학 연기에 … 맞벌이 학부모들 “눈앞이 캄캄”
‘코로나19’ 개학 연기에 … 맞벌이 학부모들 “눈앞이 캄캄”
  • 승인 2020.02.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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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모(42)씨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딸의 개학이 일주일 늦춰졌다는 소식에 고민이 깊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어 아이를 집 밖에 내보내는 것도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맞벌이 부부에게 ‘돌봄 공백’을 메울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씨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어 휴가를 쓰고 싶다고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께 집에 와달라고 부탁드리려 해도 연세가 많으셔서 이동하는 것도 걱정이고 죄송해서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이씨 부부는 딸을 돌볼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개학 연기 소식을 맞이했다.

이씨는 “아직 남편과 상의 중”이라며 “아이 친구 집에 잠깐 맡기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남편이나 나 둘 중 한 사람이 휴가를 낼 수 있을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 코로나19 사태 대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면서 교육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의 2020학년도 개학을 3월 9일로 일주일간 미루는 초유의 조치를 단행했다.

맞벌이 학부모들은 개학 연기 자체에는 수긍하지만,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조부모의 손을 빌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두 딸을 키우는 강모(40)씨의 첫째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이 일주일 미뤄졌다. 강씨는 “원래 어린이집 졸업식인 이달 21일부터 초등학교 입학인 3월 2일까지 어머니가 서울에 같이 계셔주기로 했다”며 “개학이 연기돼 1주가량 ‘추가 근무’ 하시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자녀를 할머니·할아버지가 있는 지방에 잠시 보내기로 했다는 서모(37)씨는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유치원도 학원도 모두 쉰다고 하니 워킹맘들은 앞이 캄캄하다”며 “갑자기 휴원하게 되면 부모 중 한쪽은 집에 있을 수 있는 대책도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개학 연기에 따라 자녀 돌봄이 필요해진 노동자들에게 ‘가족돌봄휴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제도로 노동자가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자녀 양육 등을 위해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회사 사정으로 이런 제도조차 ‘그림의 떡’인 경우가 허다하다. 부부 모두가 항공업계에 종사한다는 인천의 한 맘카페 회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좋지 않아 회사에서 강제 무급휴직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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