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무인단말기·버튼 두려워”…장갑 끼고·팔꿈치로
“생활 속 무인단말기·버튼 두려워”…장갑 끼고·팔꿈치로
  • 김수정
  • 승인 2020.02.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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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은행 등 기기 ‘애물단지’
민원발급기 이용 않고 창구로
엘리베이터 버튼 누른 후 소독
‘지폐도 소독을’ 靑 청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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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24일 오후 2시께 달서구 대곡동의 현금 자동출납기(ATM)에서 한 시민이 장갑을 착용한 채로 업무를 보고 있다. 김수정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확산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구지역 곳곳에서 ‘터치’를 꺼리는 시민이 늘고 있다. 감염증이 지역 전파로 이어지는 양상에 따라 생활 주변 어디서 바이러스를 만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력을 대신해 일을 빠르고 편리하게 처리해주는 음식점, 관공서, 은행 등의 일부 무인 단말기들은 최근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4일 오후 4시께 도원동 행정복지센터. 센터의 한구석에는 무인민원발급기가 놓여있었지만,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마저도 발급기를 사용하는 일부 시민은 터치스크린을 손 마디로 누르는 등 접촉을 최대한 줄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는 현금자동출납기(ATM)가 마련된 은행 등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일부 은행 영업점은 고객이 들어오기 전 손소독제 이용을 필수로 안내하고, 내부에 자동화기기 소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날 한 달서구 대곡동 은행 ATM기를 찾은 직장인 김모(여·26·달서구 대곡동)씨는 “장갑으로는 단말기 인식이 안돼 어쩔 수 없이 장갑을 벗고 손마디를 이용해 업무를 봤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이후 불특정 다수가 사용했을 것 같은 무인기기는 찝찝해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수의 주민들은 공동 주거시설에 마련된 엘리베이터 버튼, 출입구 터치패드 등도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팔꿈치를 이용해 버튼을 누르거나, 장갑을 착용하는 등 주민들의 자구책도 다양하다.

주부 권순희(여·53·달서구 도원동)씨는 “최근에는 귀가하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장갑을 사용하거나 새끼손가락만을 이용한다”면서 “그래도 바이러스가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어 이용 직후 손소독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대다수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는 액체 입자들에 의해 전파가 이뤄진다. ‘비말’ 입자들이 주변 사물에 묻어있는 상태에서 손 등의 신체 부위로 접촉한 뒤 자신의 호흡기를 만질 경우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의학 전문가들은 사물에 묻은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을 시 소독을 거치지 않아도 하루 내 사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한편 사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화폐도 세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폐에도 소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 청원인은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매개체가 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소독과 폐기 작업을 거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국민 안전을 위해 지폐 소독에 나서야 한다. 일부 확진자 등의 감염 원인을 모르니 점점 불안해진다”고 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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