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509만 대구경북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
언론, 509만 대구경북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
  • 승인 2020.02.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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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 이학박사 전 대구시의원
한숨 소리, 앓는 소리를 넘어 이제는 적막감이 감도는 대구시다. 연일 신규 확진자가 이백여명씩 나오고 있고 칼럼을 쓰는 이 순간은 확진자 수가 977명이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모든 대구경북의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오늘은 확진자 증가폭이 어제보다 덜하길, 추가 확진자가 100명 이하이길 등의 바람은 509만의 모든 지역민의 공통된 염원이다.

모든 미디어에서 앞다투어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확진자수, 사망자수, 감염경로, 확진자 이동 경로 등으로 전국민은 질병관리본부직원 수준으로 현 사태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뉴스채널들은 거의 24시간을 이 코로나19를 집중보도 하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는 중대사안이고 그에 맞춰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려는 것을 필자가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극적인 제목으로 그릇된 편견을 심어주고 있는 언론에게 일침을 놓고자 한다.

지금 가장 신이 난 집단은 바로 언론 같다. 대구 경북지역에 단기간에 확산된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게 연일 확진자 기사의 제목은 ‘대구 다녀온’이 꼭 들어간다. 제목만 보면 대구만 가면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처럼 보이기 딱 좋다. 그래서인지 전국 각지에서 필자의 지인들이 연락이 온다. 진심으로 걱정하는 연락도 많지만 정말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 만큼 대구 모든 마트에서 시민들이 사재기를 하는지, 라면과 생수가 다 떨어졌는지, 정말 도로에 차가 한 대도 없는지, 길거리에 사람이 한 명도 없는지를 묻는데 대답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대구경북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장보기를 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여 운행차량과 보행시민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코로나19가 너무나도 창궐하여 모든 지역민이 두려워서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참 씁쓸했다. 사실 저러한 행동은 대다수의 대구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자체가 주관하는 방역에 스스로 동참하여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려 깊은 행동이다. 같은 상황을 보도하더라도 ‘두려움에 떨며 생필품 및 식자재 사재기’가 아니라 ‘감염확산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자 주말 외출을 줄이기 위하여 평소보다 다소 많은 장보기’를 하는 것으로 보도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타지역민들이 갖는 대구경북 혐오 감소는 물론 현재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수많은 대구경북지역민들이 희망을 갖고 다시금 이를 악물고 버틸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생각이 비단 필자의 오만한 착각은 결코 아닐 것이다.

오늘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모든 언론에서 일제히 ‘코리아포비아’를 들고 나와서 대구를 넘어 한국을 혐오국가로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정부와 사회를 비판하고 국민에게 올바른 판단과 선택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언론의 몫인데 지금의 언론은 온국민을 공포로 꽁꽁 얼어붙게 하여 모든 이성적 판단과 경제활동 전부를 막으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는 온 국민이 ‘기자포비아’, ‘언론포비아’가 될 판이다.

언론이 사회의 거울이 돼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대구를 바라보는 지금의 언론은 깨진 거울 같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대구경북의 혐오를 만연케 하는 조각, 대구만 다녀오면 코로나19에 걸릴 듯이 보도하는 조각, 대구경북주민은 모두 잠재적 코로나19확진자처럼 매도하는 조각 등 여러 깨진 조각으로 대구와 경북을 전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다. 기자들은 조회수를 위해 더욱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려 하는 단순한 심리겠지만 그 무책임한 한글자한글자에 509만 대구경북 지역민은 일어서려는 자의지마저 강제로 꺾일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감염의 폭발적인 확산의 원인은 대구경북이 아니라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하지 않고 있는 신천지 신도들과 청도대남병원 유관자들에 의한 것이라면 해당 기관과 소속인들에 대한 조명과 신천지가 얼만큼 사회에 교묘히 퍼져 있는지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보도한다면 오히려 추가 감염을 막는데 일조하는 진정한 언론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것이 작금의 많은 국민들이 진정으로 충족하고 싶은 ‘알 권리’ 이다.

한국기자협회가 직접 정한 재난보도준칙의 일부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도 언론이 기본 사명 중 하나이다. 언론의 재난보도에는 방재와 복구기능도 있음을 유념해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해야 한다. 재난 보도는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중략)” 내용을 다시금 대구경북을 바라보는 언론이 상기했으면 한다.

대구경북은 늘 위기에 강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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