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왜 난세에 영웅이 나는가?
[배종태 경영칼럼] 왜 난세에 영웅이 나는가?
  • 승인 2020.02.27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종태_사진_1
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위기의 대한민국, 두려움을 이겨내자

지금 한국은 산업화 이후 처음 겪는 익숙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의 위기 앞에 서 있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종식시켜야 하는 이 전쟁의 최전선에 대구가 있다. 나날이 확진자의 수가 늘어나고 자가격리를 하는 분들이 증가하는 이 상황을 접하면서 시민들은 두렵기도 하고 하루 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길 소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분노와 안타까움까지 겹쳐 어려움은 더 가중되고 있다.

지금은 이러한 난국 타개를 위해 우리의 모든 역량과 마음을 모으고, 가장 필요하고 긴급한 곳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역할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 역경을 딛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 민족의 도전과 열정, 대구 시민의 저력을 다시 보여야 할 때다. 코로나19와의 힘든 전쟁에서 헌신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의료진, 공무원, 힘을 보태고 있는 시민들, 기업들의 노력에서 희망을 본다. 함께 이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왜 난세에 영웅이 나는가?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경영학에서는 위기의 시대에는 ‘변혁적(transformational)’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한다. 변혁적 리더는 두려움을 다스리는 용기와 흔들림 없는 판단력, 작아 보이는 것에 대한 관심, 무난함이나 지나친 낙관주의에 대한 경계심, 중요 의사결정 권한의 위임과 구성원들의 잠재능력 개발, 구성원들의 관심과 마음을 두루 살피는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만드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혁적 리더는 난세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난세에 영웅이 나는 것일까? 첫째 이유는, 위기가 닥치면 이들은 절박함을 느끼게 되고, 그 절박함이 집중력과 함께 평온한 시대에는 발휘되기 어려웠던 잠재능력까지 끌어내기 때문이다. 큰 성과도, 혁신도, 기업가정신도 이러한 위기의식과 절박함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지금도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싸우는 작아 보이지만 큰 영웅들을 본다.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낸다.

둘째, 평온한 시대에는 리더의 역량이 부족해도 그 자리를 힘들지 않게 지켰지만 위기의 상황이 되면 이러한 사람들이 뒷전으로 물러나고 실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지휘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난세에는 새로운 영웅이 많이 난다. 따라서 이런 위기에서는, 특히 과학과 의학의 문제에서는 ‘진짜’ 전문가들의 의견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꼭 그래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CEO(視耳娛)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CEO라고 한다. 어떤 전직 CEO는 리더의 역할을 시이오(視耳娛)라고 말한 적이 있다. 첫째는 잘 ‘보는(視) 것’이다. 리더는 현재의 상황과 다가올 미래를 잘 살피고, 생길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위기 요인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 일이 벌어지고 나서 뒷북을 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서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특히 국가적 위기에서는 공공기관의 역량 뿐만 아니라 민간의 역량도 적극 활용해야 하고, 의사결정과정에서도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이 더욱 존중되어야 한다.

둘째는 잘 ‘듣는(耳) 것’이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세상은 복잡하고 의사결정의 이슈들도 한 사람의 리더나 천재에 의해 다 해결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리더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진짜 전문가를 선별할 수 있는 것도 리더의 자질이다. 물론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때,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셋째는 구성원들과 고객들을 ‘즐겁게(娛) 하는 것’이다. 흔히 기업에서는 이를 고객 만족, 직원 행복으로 표현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면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위기의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과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변혁적 리더는 근거 없는 희망보다는 진솔하게 어려움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이를 솔직히 시인하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을 구성원들에게 요청한다.



바이러스와 힘든 싸움을 하는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리더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합심과 헌신과 혼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을 위한 더 혁신적인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 시대에는 나폴레옹이나 처칠 같은 난세의 영웅보다는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는 많은 영웅들이 필요하다. 이 어려운 시기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계신 난세의 작은 영웅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대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