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기다리다 사망하는 비극을 지켜만 볼 건가
병상 기다리다 사망하는 비극을 지켜만 볼 건가
  • 승인 2020.03.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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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병상부족으로 의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집에서 사망하는 참상이 잇따르고 있다. 69세 여성환자는 27일 발병했으나 신천지교도가 아니란 이유로 검사도 입원도 하지 못한 채 28일 오전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도중 사망했다. 앞서 지난 27일에도 대구에선 74세 남성 확진자가 병상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입원대기 중 증세가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 직후 숨졌다. 21일에도 경북청도 대남병원 입원환자가 대구에 병상이 없어 부산으로 이송 중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병상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다가 참변을 당하는 것이 세계11위 경제대국 한국의 모습이다.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현재 2569명에 달한 가운데 병상부족으로 자가대기 중인 환자는 1660명을 넘는다. 놀랄 일도 아니다. 사태초기부터 의료진과 병상부족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에서 의료서비스 부재로 사망자가 속출했던 일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단기로 끝날 것이라는 희망은 사라졌다. 돌아가는 상황은 전시상황이다. 대응체계에 큰 구멍이 생긴 만큼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비상시국인 만큼 일단 전국의 의료시설들을 일제히 점검해 병실과 병상 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금 대구에서는 의료시스템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찾아 국가적 총력지원 체계를 약속했고 총리가 현지에서 진두지휘했지만 나아진 게 없다. 정부가 보호장구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의료진은 방호복도 없이 가운을 입은 채 사투를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병상확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환자이송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도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병상조정 같은 문제야말로 범정부 컨트롤타워에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환자들의 목숨부터 살려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정부가 왜 필요한가.

비상시에는 비상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국 우한은 1600개 병상 규모의 응급병원을 불과 열흘 만에 속도전으로 건립했다. 우리도 대규모 임시병동이라도 건립해 병원 밖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중증환자들을 수용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비상시국인 만큼 말도 신중해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처럼 ‘한국이 가장 잘 준비된 나라라고 국제사회가 평가하고 있다’는 식의 경솔한 언동으로 속을 뒤집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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