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터
빈터
  • 승인 2020.03.01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목길 기와집 스레드 지붕

빗물은 장난하듯 토닥거리고

온돌방 물들이던 연탄아궁이

옹기종기 이불 속 정겹던 시절

여로에 빠져 울던 흑백텔레비전

세월 지나, 도심 빌딩 높아만 가고

층층이 고층빌딩 인심도 따라 가네

추억이 담긴 건물 굴착기가 삼키는데

굶주림 때문인가 성난 인심인가

할퀴고 삼켜 버린 적막한 빈터위로

쓸쓸한 흰 구름만 자취 없이 흘러가네

◇김창석= 경북 구미 출생인 작가는 아시아문예로 등단했다. 현재, ‘아시아문예’ 대구지사장으로 활동 중이며 ‘홍익출판사’ 대표를 맡고 있다.

<해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다. 몸이 머무를 수 있는 방이나 집은 언제든지 선택할 수도 있고, 변화를 줄 수도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이 늘 머무는 마음의 집인 내 몸은 선택할 수는 없고, 단지 그 조건이나 환경만 변화를 줄 수 있을 뿐이다. 변화가 더딘 세상은 언제고 익숙한 것들만을 되풀이 한다. 흐름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만족 또는 자아도취를 자극하는 - 이것도 인간 삶의 한 조각이다. 서로 다름은 곧 비일상적인 이질감이지만, 세상은 다양함이 흘러서 아름다워진다. 이 모든 것은 무상(無常)의 갈증이다.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