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국민 줄서게 만드는 ‘마스크 행정’
연일 국민 줄서게 만드는 ‘마스크 행정’
  • 홍하은
  • 승인 2020.03.0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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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 불안감 증폭에도
공적판매처 사흘간 공급 물량
대구·경북 총 390만 장 불과
시·도민 1인당 1장 꼴 못 미쳐
‘번개품절’ 공급 방식도 분통
27일 오후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이 정부가 공급하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이 정부가 공급하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마스크 긴급수급 조정조치를 시행하고 마스크 공급량 조절에 나섰지만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서조차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지역사회와 산업계 등 전반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국 공적 판매처를 통한 마스크 공급량은 지난달 28일 501만 개, 지난달 29일 448만개, 1일 203만7천 개다. 이 중 대구·경북지역에 공급된 마스크는 각 230만 개, 154만개, 5만9천여 개다. 대구·경북 인구가 500여만 명을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확산속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전국 공급 첫 날(28일) 공급량은 정부의 하루 공급 목표량 500만개를 겨우 넘겼지만 이후 공급량은 점차 줄어 1일에는 목표량보다 296만3천 개 적었다. 대구·경북 공급량도 특별공급 목표량 100만개에 한참 못 미쳤다.

우정사업본부가 대구·경북에 마스크 공급을 시작한 지난달 27일부터 각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앞에는 판매 3~4시간 전부터 소비자가 몰려 판매 시작 30분 만에 품절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수백m 줄을 선 주민들이 비를 맞으면서 마스크 판매를 기다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마스크 공급 물량과 공급 체계, 분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보 전달이 비교적 느린 노년층을 중심으로는 판매 여부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이하 대경중기청)도 마스크 10만 장을 긴급 확보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마스크 품귀 현상 해소에 나섰지만 수요 대비 턱없는 물량과 마스크 지급 기업 선정 방식을 두고 기업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생산현장에 마스크를 공급해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산업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편의주의식 선정 방식을 두고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대경중기청은 지역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공수한 마스크 10만장 중 5만장을 지역 기업 1천250곳(대구 750·경북 500)에 지급키로 했다. ‘신속한 배부’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인 페이스북을 활용, 선착순으로 지급 기업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업체명 등의 정보를 적은 메시지를 먼저 보낸 기업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

지난 27일 오후 1시께 준비된 물량은 신청 접수 1분 만에 동이 났다. 대경중기청 SNS 페이지는 기업들의 접속 폭주로 다운돼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기업들은 신청 방법을 두고 동시 접속에 따른 오류를 예상 못했냐며 ‘생색내기 탁상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경중기청 홈페이지에는 “동시접속하게 만들어놓고 오류 뜰 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생색내기용인가, 짜증납니다”, “이벤트도 아니고. 일과 시간에 한 시간씩이나 투자했는데 에러 때문에. 대구지역이라 마스크 구하기도 힘든데 너무한다” 등의 항의성 댓글이 빗발쳤다.

일부 기업들은 접수 시작 시각인 1시 정각에 메시지를 보낸 메시지 창을 캡쳐한 사진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고령 사업자나 인력이 부족한 5인 미만 사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경중기청 관계자는 “여러 안건 중 글로벌 매체 페이스북은 1만개 동시 접속에도 안정적이라는 전문 의견에 따라 선택했다”며 “각 기업당 한 명씩 접속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기업에 많게는 10명씩 몰리며 서버가 폭주해 시작하자마자 통신 장애를 일으켰다. 최상의 방법은 아니었지만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홍하은·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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