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실패 대통령책임론
코로나 방역 실패 대통령책임론
  • 승인 2020.03.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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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시인, 전 대구시환경녹지국장
이 한겨울에 난데없는 ‘모기’가 화두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로 가는데 모기가 동참한 한편의 우화(寓話)다. 현재 코로나19의 확진자가 5천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진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다. 온 국민이 두려움에 휩싸여 있고, 두문불출하다시피 움츠리고 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는 전쟁폐허를 방불하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 긴 행렬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났다.

만나는 사람마다 첫 인사가 “어쩌다가 나라가 이렇게 되었노?”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코리아’라고 하면 상대방이 대번에 ‘경제기적을 이룬 나라’, ‘세계 최고의 휴대폰 기술강국’이 터져 나왔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국’으로 낙인이 찍혀 우리나라의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78개국을 넘어서고 있다. 어떤 나라는 자기나라 전세기를 내어 강제로 되돌려 보내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는 문재인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대통령의 책무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국민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확산 된 데에는 정부의 안일함이 큰 몫을 차지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의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는 발언은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2월 21일 박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어느 기자가 “정부가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집안에서 모기 잡는 시늉만 하면 되느냐?”고 꼬집은데 대한 답이었다. 이 질문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하여 감염원을 차단하여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을 전달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엄중한 사태를 가벼운 농담으로 넘겨서야 될 말인가.

새로운 역병이 창궐한다면 응당 전문가 집단인 질병관리본부에 헤드쿼터를 맡겨야 한다. 정부는 ‘질본’에서 불거지는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주력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비전문가인 정부가 떡하니 이 자리를 차고앉았다. 그러다보니 ‘질본’의 중국 전역 입국제한 건의를 묵살하고, 감염병 전문가 그룹인 대한의사협회와 감염병학회에서 여러 차례 심각단계 격상과 중국인 입국제한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마저 뭉개버렸다.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확산되고 말았다.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의 4·15총선 전 방한 때문이었다는 항간의 소문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시주석의 방한 목적이 국민의 안전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 수많은 국민들이 역병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천 명의 환자 발생과 수없는 국민이 죽어 가는데 아직도 중국인 입국제한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만에 하나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정치에 이용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엄중한데도 정부와 집권여당은 방역보다 입방정을 더 떤다. 민주당의 수석대변인 홍익표는 고위 당·정·청 협의 결과 “대구 봉쇄”를 발표했다. 아니 감염원인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도 않으면서 최대피해자인 대구를 봉쇄하다니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박능후 장관 역시 국회에서 입국하는 중국인보다 중국을 다녀 온 국민이 더 감염을 많이 한다고 눈을 부릅뜬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유시민은 한술 더 떠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밤잠을 설치면서 일하고 있는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위로는커녕 “일부러 확산시키고 있다”고 덤터기를 씌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대구에 내려와 홍대변인의 말을 해명하는 진풍경을 연출할까? 이제 대통령이 박장관의 후안무치한 망발에 또 해명을 할 차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처럼 “막가는 겁니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길은 진정으로 국민과 정부, 의료진이 합심해서 감염원을 차단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다. 중국에 대해 상호주의가 작동된다며 입국제한에 선을 그은 정세균 총리를 믿을 수 없다. 지금은 되레 중국이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형편인데도 빛바랜 상호주의로 감염원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전국으로 번져가는 확산추세를 막을 방도가 없다. 더구나 총리가 진두지휘한다면서도 감염차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데 왜 대구에 상주하는 것일까? 옥상옥이라는 여론이 팽배하다. 현장은 시장과 지사에게 맡겨두면 된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근원적인 차단에 나서야 한다. 현장은 시장, 지사에게 맡겨두면 된다. 총리는 중앙에서 현장의 애로사항인 의료인력지원, 병상확보, 거점병원 신설 등을 해결하는데 진력하는 게 더 맞다. 병상이 부족해서 시장은 다른 자치단체장에게 읍소하고 있는데, 병상부족으로 자가치료하다가 죽어가는 국민을 보고도 정총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우리는 세월호사건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했다. 그러면 방역에 실패하여 전 국민이 공포에 떨면서 죽어 가는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을 했으며, 어떤 평가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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