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 이게 나라인가
2020 한국, 이게 나라인가
  • 승인 2020.03.0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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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처음에는 황당하고 당혹스러웠다. 조금 지나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시간이 흐른 후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다.

태어나서 자란 고향 대구가 코로나 19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31번 환자로 불리는 A씨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19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사망, 20일 대구·경북에서만 7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후 인구 250만의 대한민국 3대 도시인 대구는 올스톱 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대한민국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하고 자존심과 긍지가 강한 대구가 중국 우한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처음에는 받아들일수 없었다.

서울에 있는 친구가 지난달 21일 연락이 왔었다. “대구 괜찮나. 매일 코로나 뉴스로 대구가 나와서 걱정이다. 서울에서는 대구에 출장도 가지 마라고 한다. 대구에 갔다 왔다고 하면 모두 피한다”“카페에서 대구 사투리를 쓰면 주변에 사람들이 다 도망간다. 특급호텔 예약을 취소하려는데 처음에는 위약금을 낸다고 해도 안된다고 했다가 대구 사람이고 대구에 갔다 왔다고 하니 위약금도 필요없고 무조건 취소해 준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코로나’란 표기를 하고 여당 관계자가 ‘대구 봉쇄’운운하며 가슴에 대못을 박을 때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

대구를 유령도시로 만든 코로나 19 확산이 누구 때문인지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 지에 대한 물음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 19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발이다. 국내 1호 코로나 19확진자도 중국인 여성이며 대구서 31번 환자가 발생하기 전에도 상당수 환자가 발생했다. 정부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유입되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 지난달 대학들을 불러 모아 기숙사 격리 등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하지 않았나. 감염병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 차단이라는 것은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도 아는 사실인데 이를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다. 하긴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코로나 19가 창궐하니 굳이 중국인 입국 금지가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오히려 한국을 떠나 자국으로 가려고 하는 상황까지 왔으니.

두번째는 신천지도 막중한 책임이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접촉하고 신분을 숨기고 온 동네방네 전국을 휘젓으니 책임이 만만치 않다.

또 하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안일한 태도다. 대통령과 정부 고위관료들은 지난달 13일부터 4일정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자 “곧 종식된다. 사회활동을 하라,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된다”는 섣부른 판단을 해 국민들의 경계심을 허물었고 중국에 3억8천만장에 달하는 마스크가 수출되는 것을 방관하고 있었다.

대구시는 중앙정부에서 괜찮다고 하니 덩달아 대구 방역은 중앙정부에 비해 잘하고 있다며 대규모 콘서트를 강행(물론 코로나 19확산으로 콘서트는 연기됐다)하려는 등 코로나 19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처럼 전문가 집단(의료계)과 국민들의 청원(중국인 입국금지)을 무시한 중앙정부와 안이한 생각을 가졌던 지방정부가 치르고 있는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하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온 가족이 비를 맞으며 몇 시간씩 줄을 서 5장의 마스크를 구해야 하는 현실,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았지만 병실이 없어 집에서 자가격리하다가 숨진 환자들, 코로나 증상을 보였지만 신천지 교인이 아니고 해외에 다녀 온 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조차 받지 못하고 숨진 환자. 뿐만아니다. 자영업자와 소규모 상공인들은 코로나 19가 조금 더 지속되면 풍비박산날 상황이다.

OECD가입국이자 세계 10대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3대 도시이며 메디시티 대구에서 상상조차 못할 일들이 매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코로나 총 확진자 5천186명 중 대구에서만 3천600명, 사망자 총 31명 중 대구 21명. 코로나 19확진 이후 병실이 없어 대기중인 환자 2천여명.

대구를 패닉에 빠뜨린 코로나 19는 대한민국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한국에 빗장을 거는 국가와 지역이 82곳(2일 오후 3시 기준)에 달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을 기준으로 42%에 달한다.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했지만 중국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광둥성,푸젠성, 상하이시, 톈진시 등에서는 한국인 입국시 격리를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우리 여객기 착륙조차 불허하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켜보려고 한다. 지금은 전시상황인 만큼 코로나 19종식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 극복해야 한다. 이후 상황을 복기해 책임질 사람은 마땅히 책임지는 지를.

2020년 많은 국민들은 얘기한다. 이게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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