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이 최선이다
예방이 최선이다
  • 승인 2020.03.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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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지난달 9일 코로나 19 국내 확진자가 29명 정도였고, 대구에는 한 명도 없어 그나마 다행이고, 안심이었다. 그래도 중국 상황에 불안했었고 빨리 멈추길 바랬는데 갑자기 대구에서 한 명이 발생하더니 그 다음 날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우려했던 공포가 현실로 나타났다. 10명 추가, 50여명 추가, 또 50여명 추가돼 2020.2.21. 오전 10시 현재 총 156명이었다. 추가되는 확진자 수 만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었다.

대구에 1명 확진자가 생기고 운동을 하러 가지 않으려다가 같이 가기로 약속한 사람이 이미 헬스장에 갔기에 홍희도 갔다. 얇은 마스크를 썼다. 홍희 말고는 단 1명이 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 사람 지인이 “언니, 여기는 괜찮다, 마스크 벗어라”고 했다. 그 사람은 “그래도 쓰고 있는 게 더 안전하다. 상대방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그렇다. 홍희도 그 사람과 같은 이유로 운동할 때도 답답하지만 마스크를 썼다. 내일 확진자가 더 생기지 않겠지 했다.

홍희의 판단은 틀렸다. 다음날 아침 확진자가 10명이 발생했다. 31번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다. 그 다음날 더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바램과 달리 확진자는 50명이 추가됐다. 같은 종교 단체에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었다. 그 모임에 두 번 참여했고, 참여한 총 인원은 1천명이라고도 했고, 8천 명이라고도 했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서로 조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날 이후 청정지역 대구는 중국의 우한처럼 공포의 도시가 됐다.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에 세종으로 갈 일이 있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감염이 되지나 않을까, 세종에서 감염이 되지는 않을까 염려했다. 다음 주에도 갈 일이 있었는데 홍희가 세종으로 가는 것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주말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무실 근무를 하면서 혹시 감염이라도 되었을지 모를 일이고, 한 공간에서 밥을 같이 먹고 침을 튀기면서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에게 감염시킬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신이 감염된 것인지 당장 확인할 길이 없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았다. 자가 격리자의 경우 2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식기도 따로 쓰라고 했다. 식탁에 같이 앉아 밥을 먹으며 반찬을 같이 집어먹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말을 하다가 침이라도 튀길까 조심스러웠다. 가족의 안전이 주부인 홍희의 몫인 것 같아 책임감을 느꼈다. 퇴근길에는 마스크, 손소독제, 에탄올도 사서 준비했다. 감염차단에 최선을 다 했다. 주말은 답답했다.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기도 불편했고, TV를 켜면‘코로나 19’와 관련된 뉴스들이 위기상황을 증폭시켰다. 그렇다고 TV를 끄고 무시하기에는 무사안일한 태도로 있다가 더 큰 일을 당할까 자꾸 보게 됐다.

그 동안 대구에 코로나 확진자가 1명도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상황이 더 적응이 안 됐다. 코로나가 서서히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비현실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이제는 마스크를 한시라도 끼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는 사람은 없다. 지하철 이용자가 줄어 앉을 자리가 많았다. 오후 6시 30분 퇴근길 수성교 위에서 바라본 도로 위를 달리는 네 대의 버스에는 승객이 서너명만 타고 있었다.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보다 버스가 더 안전할 것 같아 버스를 이용했다. 수성구청 맞은편에서 환승하는 버스는 늘 복잡했고, 겨우 탔는데 역시나 열 명정도라 앉아갈 수 있었다. 승객 중에는 비닐 장갑을 끼고 탄 사람도 있었다. 따뜻한 봄이 왔는데도 한 겨울 가죽장갑을 도로 꺼내 끼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청정지역에서 ‘대구’코로나로 불려져 대구시에서는 코로나 앞에 ‘대구’이름을 붙이지 말기를 요청했다. 단 한 사람의 확진자가 생기면서 29명이던 총 확진자가 2주만에 1000명을 넘었다.

처음 한 명의 확진자가 대구에 있었더라면 더 조심하고 주의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한 명도 없었기에 단체모임을 할 때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없기에 감염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예방이 최선이다.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나부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남을 위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예방이 최선이다. 정부와 대구시에서는 의심자를 빨리 검사하고 격리하고 치료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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