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기준 운행수 323회로 감소
“41인승 차량 최대 3~4명 탑승
종일 운행해봤자 적자 불가피
정부·지자체 차원 지원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대구 주요 시외버스터미널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대규모 발생한 대구를 경유하는 시외·고속버스 운행을 줄줄이 중단했기 때문이다. 대구지역이 사실상 고립된 것에 가깝다는 호소도 나온다.
9일 대구 북부·서부시외버스터미널,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따르면 시외·고속버스 운행 횟수는 주말 기준 총 1천119회에서 323회로 감소했다. 3개 터미널의 운행율은 기존의 28.8%다.
서부터미널의 운행 횟수는 기존 344회에서 53회(15.4%)로 감소해 가장 저조했다. 북부터미널에서는 기존 135회 중 40회(29.6%), 동대구환승센터의 경우 640회 중 230회(35.9%)만 운행한다.
서부터미널 승객 수는 하루 6~7천명에서 100명 수준으로 줄었다. 북부터미널 승객도 하루 2천500여 명에서 100명 이하로 줄어 매표 수입이 2천여만 원에서 10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터미널 규모가 작을수록 타격은 큰 상황으로 보인다. 평소 승객 수가 비교적 적던 와중에 그 마저도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결행 상황이 길어질 경우 터미널 운영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북부터미널 관계자는 “차를 타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1대가 41인승인데 3~4명씩 타니 하루 종일 운행해 봤자 적자를 본다”고 전했다.
서부터미널 직원은 “전라남북은 운행을 안 하다시피 하고, 경남도 많이 끊겨 경기만 몇 군데 갈 수 있다. 결행이 너무 많아서 매표소의 운행 현황표를 일일이 바꾸지도 못한다”면서 “터미널 운영에 차질이 많다. 직원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여객 운송 업계는 자체적인 손실 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대중교통이 공공자원인 만큼 영업 손실을 나눠 부담해 달라는 요구다.
북부터미널 관계자는 “버스 1대를 움직이는 데 기사 3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버스 1대가 놀면 기사 3명이 놀게 된다. 이 사람들은 실업자 아닌 실업자 신세다”며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