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한 의사 “코로나19 발병 초기, 당국이 정보 공개 막아”
中우한 의사 “코로나19 발병 초기, 당국이 정보 공개 막아”
  • 승인 2020.03.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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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한 의사가 유행 초기에 당국이 질병 정보 공개를 막았다고 비판했다.

11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시 중심병원 응급실 아이펀(艾芬) 주임은 최근 관영 인민출판사가 펴내는 잡지 ‘인물’(人物)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인터뷰는 10일 ‘인물’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올라왔다가 삭제됐으며, 화가 난 네티즌들이 인터뷰를 다른 곳으로 퍼 나르고 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아이 주임은 지난해 12월 30일 동료 의사로부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폐렴에 걸린 환자의 진단보고서를 받았다.

심각성을 우려한 아이 주임은 진단보고서 이미지 파일을 위챗 단체방에 올렸고, 해당 사진은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했던 리원량(李文亮) 등 의료진들에 의해 공유됐다.

아이 주임은 또 병원 감염내과 등에도 이를 즉시 알렸다면서 “지나가는 호흡기내과 주임을 붙잡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그는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패닉을 막기 위해 의료진의 코로나19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지시를 내렸다는 말을 상관에게서 들었다”면서 “병원 측이 모든 직원에게 코로나19 관련 정보 공개를 금지한다고 재차 공지했다”고 말했다.

또 이틀 뒤 병원 기율위원회로부터 ‘소문을 유포했다’는 질책을 받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아이 주임은 “기율위 측은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마침 내가 우한의 발전을 망쳤다는 듯 비판했다”면서 “절망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 측에 알렸고, 다른 의사들과 논의할 때 환자 개인정보를 공개하지도 않았다”면서 “중요한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났는데 어떻게 동료들과 논의하지 않겠는가”라고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의 간호사 한명이 일주일 뒤 병에 걸렸을 때 병원 측이 진단보고서에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적었다가 ‘감염’으로 수정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당국이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인정하기 몇주일 전 폐렴 환자들이 늘어난 것을 파악했다면서 “사람 간 전염이 없으면 (발원지로 지목된) 수산시장 폐쇄 후 왜 환자가 계속 늘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중심병원에서는 리원량을 비롯해 4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아이 주임은 “만약 이들이 좀 더 일찍 (질병에 대해) 주의를 들었다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매우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인물’ 잡지는 아이 주임에 대해 ‘(당국의) 훈계를 받았던 여의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거나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내부고발자)’라고 표현한 보도들이 있었지만, 아이 주임은 자신이 ‘휘슬을 나눠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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