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직원 절반 감기 증상…소극적 대응”
“지난달 직원 절반 감기 증상…소극적 대응”
  • 정은빈
  • 승인 2020.03.11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당동 콜센터 노조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연이어 나온 대구 달서구 콜센터 직원 절반이 지난달 중순 기침·발열 증상을 겪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업체의 소극적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산다.

11일 달서구 성당동 콜센터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대구지역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후 건물 1층 제품 판매장과 양옆 건물이 폐쇄됐지만 2~3층은 정상 운영됐다. 업체는 사무실에 온도계와 손소독제를 비치했지만 근무 형태는 조정하지 않았다.

이후 직원 하나둘 감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절반가량이 기침과 발열을 겪었다. 이 사무실에는 2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다른 층을 포함하면 건물 근무자는 총 259여명이다.

무더기로 유사 증상을 띠자 불안감이 커졌지만 환자 발생 전날(지난달 27일)까지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지난달 26일에는 한 직원이 38도 이상 고열 증상을 업체에 알렸지만 체온을 여러 번 재고 조퇴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해 1시간 30분 후에야 조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바로 조치하지 않고 온도계를 여러 개 가지고 와 당사자 앞에서 ‘온도가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체온을 재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다 ‘그러니까 집에 가고 싶다는 말씀이죠?’, ‘가려면 조퇴 신청서를 써야 한다’며 고열 환자를 1시간30분 동안 기다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또 “다른 직원이 확진자가 다녀간 약국에서 마스크를 샀다고 알렸지만 자가격리 등 조치가 전혀 없었다”며 예방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노조 차원의 시정조치 요구가 나오자 업체는 조합원만 업무를 중지하도록 했다가 건의가 계속돼 3월 2일까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지난 1일 두 번째 확진자 발생 후 노조는 코로나19 검사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배포했고 발열, 기침 증상이 있는 직원은 스스로 검사를 받았다.

직원들은 지난 8일 4번째 확진자가 나오고서야 모두 검사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업체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업체는 노조 주장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1층 제품 판매장 직원이 확진자와 접촉해 잠시 폐쇄했지만 2층 콜센터는 매장 직원들과 접촉이 없어 폐쇄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고열을 호소한 직원은 당시 체온이 높은지 명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사무실 폐쇄 2주 후인 오는 13일부터 정상 영업하는 한편 직원 간 간격을 넓혀 앉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