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믿다
믿음을 믿다
  • 승인 2020.03.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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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사람들에게 믿음은 무엇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믿음’ 때문에 난리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신천지’다. 신천지는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크게 영향을 끼친 곳이다. 본인도 그냥 귀 동냥으로 들었던 신천지에 대해서 뉴스, 유튜브, 팟 캐스트 등을 통해서 공부 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예배 모습과 활동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바로 믿음에 대한 것이었다. 믿음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믿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믿음에 대해서 살펴보자. 사전에서 믿음은 기본적 의미로는 ‘믿는 마음. 또는 그렇다고 여기는 바’라고 하며, 종교적 의미로는 ‘신과 같은 성스러운 존재를 신뢰하고 복종함.’이라 정의 한다. 이 둘 중에 본인은 종교적 믿음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세상에는 종교가 많다. 우리 대한민국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교가 있다. 확인 할 수 있는 종교, 확인 할 수 없는 종교까지 자신들이 믿는 것이 절대 진리라 믿는 종교가 무수히 많다. 모두 다른 모습, 다른 신(神)을 모시면서도 공통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모두 자신들이 믿는 종교가 절대적인 종교라는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 신념, 믿음은 모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동일하게 가진다. 아무리 우리가 말하는 사이비 종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집단이라도 모두 자신들의 종교가 진짜 종교, 참 종교라 말한다. 그것에 반론을 제기 할 수는 없다. 자신의 종교가 이상한 종교인줄 알면서 믿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신념대로 세상을 보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짜 믿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정말 신(神)일까? 오랜 생각과 고민을 하다가 본인이 다다른 생각은 우리가 믿는 것은‘자신의 믿음’이었다. 결국 우리는‘신을 믿는다.’라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 즉,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그 믿음은 애당초 객관적으로 종교간 비교가 불가능하다. 모두 각자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틀(frame)이 다르기 때문이다. 빨간색 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세상과 파란색 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걸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은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한 말과 행동도 하나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모두 제각각 다르다. 그것이 바로 개인이 구성하고 있는 인지적 틀이 다른 이유다. 누구는 잘한다고 박수를 쳐주고, 누구는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며 욕을 한다. 같은 상황, 같은 장소, 같은 말에 우리는 모두 제 각각의 판단과 반응을 한다.

사이비 종교를 보며 그 무리 속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저런 소리에 현혹되고, 저런 논리적 모순에 수긍할 수 있냐고. 하지만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다. 자신들이 그 곳에 속해서 그 믿음을 가지게 되면 자신도 똑 같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도리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자신의 종교 밖에 있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진리를 모르고 저렇게 어리석게 살고 있는 것이 답답하고 불쌍하다고 얘기 할 것이다.

믿음은 객관적인 잣대로 비교를 할 수 없다. 누가 더 믿느냐 누가 덜 믿느냐, 어느 신이 진짜 신이냐, 어느 신이 가짜 신이냐 비교를 할 수가 없다. 자신이 믿는 신이 진짜 신이며, 자신이 믿는 종교가 절대 종교라 말한다. 그래서 함부로 남의 믿음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다. 다만 그 믿음을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욕을 해야 한다.

우리가 믿는 것은 자신의 믿음이다. 그래서 믿음을 갖기 전 믿음의 대상을 잘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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