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온 미래’와 로봇과의 사랑
‘먼저 온 미래’와 로봇과의 사랑
  • 승인 2020.03.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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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리스토리 결혼정보 대표
교육학 박사
서울시 한 공립 초등학교가 마지막 졸업식을 하고 3월에 폐교가 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도시의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10년 후에는 전국의 초등학교 30%가 사라진다는 소식이다. 인구감소로 인한 시·군·구도 지방 소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년 전 어느 강사가 미래에는 집에서 컴퓨터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현금 대신 카드 한 장으로 은행에서 돈 찾을 필요 없다고 했다. 모든 것이 컴퓨터나 로봇으로 해결되는 사회가 오기 때문에 사라지는 직업군들이 엄청 많아진다고 했다. 그런 세상도 올 수 있을까 생각하고 강사의 말에 의아심을 품었는데 자연스럽게 우리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

심지어 사람들이 고독하고 외로워서 로봇과 결혼하는 시대가 온다 하니 믿기지 않은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윤이형 작가의 ‘대니’라는 단편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해볼까 한다.‘대니’는 인간의 모습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24살의 잘생기고 건강한 베이비시터 로봇이다. 올드타운의 한 놀이터에서 주인공 일흔 두 살의 할머니는 외손주를 돌보다가 ‘대니’를 만난다. 딸의 복직을 거절하지 못해 6개월 된 손주를 돌보며 기계 같은 고달프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대니가 할머니를 보고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워’를 연발하자,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손주 보고 그러려니 생각했는데 자신을 보고 하는 말에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다. 대니는 할머니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다정하게 할머니의 얘기도 들어주었다. 어느 날 대니는 할머니와 살고 싶다고 고백을 하게 되었고, 할머니는 같이 살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니는 할머니와 살고 싶어서 인간을 협박해서 돈을 갈취하여 경찰에 잡혀온다. 결국 인간을 협박한 죄로 대니는 해체되고 죽는다. 할머니와 로봇과의 슬픈 사랑이 끝이 난다.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손주의 돌보미에 불과한 그녀에게 로봇 대니는 유일한 말벗이었고 따뜻한 남자였다. 비록 그가 로봇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의 마음 깊숙이 파고든 그는 젊은 날의 멋진 남편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인류 학자들은 머지않아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로봇과 결혼하는 시대가 오리라고 예견한다. 인간은 스마트폰이나 SNS로 감정을 소통하고 교감을 형성한다. 인간과 같은 피부에 감정이 채워진 이상형의 로봇이 배려와 사랑이 없는 인간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공상과학만화에서 나오는 얘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로봇과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미래에 현실이 되는 사회가 오고 있다 한다. 실제로 중국의 로봇학자는 혼기를 놓쳐 자기가 만든 로봇 여인과 친지들을 불러놓고 작은 정원에서 결혼식을 했다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평생 죽을 때 까지 같이 늙어가고 사랑하자라고 했다는데 그는 나이 들어도 로봇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농촌총각들이 장가를 못가서 바다 건너 이국 만리 신부들이 국제결혼을 통해서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제는 저개발국가에서도 경제와 문화 수준이 올라가니 결혼할려는 여성들이 줄었다. 결혼에 초비상이 걸렸다. 꿩대신 닭이라고 인간 로봇이 대리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사회가 되었다. 그들은 누구의 구속이나 책임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을 택하고 싶어 한다. 혼자 살려는 독신주의자들이 늘어나고 결혼을 기피한다. 사람에 대한 외로움을 문자나 메신저로 대신한다. 인간과 로봇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할 수도 있다는 예언이 상상이 아니고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는 먼저 온 미래에 대해 당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아이러니컬을 연출한다. 인간이 만든 로봇에 의해 로봇이 지배되는 미래사회가 올까 두렵다. 로봇이 사람보다 더 지능이 높아 로봇 아내가 남편에게 잔소리도 더 많이 하고 능력 없는 남편이라고 무시하고 대들면 어떻게 할까. 먼저 온 미래가 현실이 되는 사회가 달갑지 않은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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