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라다
일상을 바라다
  • 승인 2020.03.15 20: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성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구호복지팀 과장
“저녁 드시고 하세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층 늘어난 업무에 계속되는 야근,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오늘도 저녁은 컵밥 아니면 컵라면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기 전 마스크를 꼭 챙기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기도 조심스럽다. 직장인의 유일한 낙이라는 점심시간조차 외부 식당에서 밥 먹기도 조심스러워 차라리 사무실 자리에 앉아서 먹는다.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고 또다시 향하는 곳이 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사무실에서 차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지만 평소에 갈 일이 거의 없었던 이곳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후 이곳에 꾸려진 대구시 및 동산병원비상대책본부를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상인동 가스폭발, 지하철화재 등 큰 재난현장뿐 아니라, 평소 크고 작은 봉사활동으로 잔뼈가 굵은 적십자 봉사원들도 처음에는 ‘동산병원’이라는 말만 듣고도 언뜻 나설 수 없을 만큼 조심스러웠다. 정작 본인은 달려가고 싶어도 주변 가족들의 만류로 주저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도 직원들과 백인계 봉사회 대구시협의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하나둘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에 점점 더 많은 봉사원이 참여해서 힘을 보태고 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동산병원은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있고, 대구시청 및 동산병원 관계자들이 비상대책본부를 차려 밤낮없이 상황근무를 하고 있다. 또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호소에 전국에서 달려온 의사, 간호사분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 나온 것처럼 병동에 들어갔다 나온 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고, 보호구로 눌린 이마에는 밴드를 붙이고 있다.

의료진이 열심히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십자 봉사원들은 여러 가지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식사 도시락을 식당까지 이동하고, 전국에서 온 간식, 의료용품 등을 나른다. 녹초가 되어 돌아온 의료진들이 사용한 휴게실과 땀으로 흠뻑 젖은 옷들을 정리하고 숨 돌리면서 마시는 커피, 음료를 준비한다.

재난현장을 방불케 하는 현장에서 한순간 미소 짓게 하는 것은, 비상대책본부 앞에 세워져 있는 전국에서 보내온 응원 메시지와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말 한마디. 모두가 어서 빨리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