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
  • 승인 2020.03.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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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얼굴이 있다. 그의 머리에는 수많은 가시를 가진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겉으로는 멀쩡한 인간의 몸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폭력성이 무서워졌다. 인간의 몸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탐욕스럽게 욕망만을 추구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몸을 지워내고 남은 얼굴만을 작업하기 시작했다. 얼굴 작업은 끝없는 욕망에서 나를 자유롭게 해 줄 것 같았다. 이 두상 작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두상의 정수리에는 수많은 가시나무가 자라나고 있다. 가시나무는 국내에서는 예부터 집의 울타리에 심어져 액막이를 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국외에선 로마신화에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카르디아 여신의 신목으로도 전해진다. 이는 가시나무의 뾰족한 생김새가 인간을 해함이 아닌 ‘지킴’의 의미를 가진 것이라 하겠다.

나는 이 가시나무의 지킴의 의미를 자라고 있는 나무의 생명력과 더해 끝없는 생각의 자라남과 끝없는 지킴으로 여겨 두상에서 자라나게 하였다. 그리하여 나무와 나는 하나의 생명체가 되었다. 생각이 자라남에 따라 생각은 커져 가고 그 방향성은 여러 갈래로 퍼질 것이며 이 생각의 커짐은 선의와 악의가 공존하게 될 것이다. 이 많은 생각 중에 좋은 생각을 하고 싶은 나, 편안하고 싶은 나, 악의로부터 지켜져 온전한 나로서 살아가고 싶은 나를 가시나무가 보호해 주기를 희망한다. 결국 이러한 영향력이 선의로 희망으로 퍼져 나가길 바란다. 그렇게 튼튼하게 자라나기를 소망해 본다.

김조은
김조은 작가

※약력: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동양화과·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석사),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석사). 개인전 5회, 기획초대전 및 아트페어 100여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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