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속출 불안·두려움 속
‘셀프 격리’ 시민의식 돋보여
전국 곳곳서 달려온 의료진
숭고한 사명감 희생정신 빛나
사상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인해 대구·경북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 발(發)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인해 지역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국내 31번째이자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60대 여성이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두 차례 예배를 본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다.
재난 영화에서만 보던 상황이 현실화하자 도시 기능과 산업 현장은 한 순간에 마비됐다.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도심 상점이 잇따라 임시 휴업에 들어간 데 이어 500년 역사의 서문시장까지 개장 이래 처음으로 휴장했다.
지역 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시도민의 불안과 두려움은 날로 커졌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대구 폐렴’, ‘대구 봉쇄론’, ‘대구 포비아’ 등 부정적인 여론까지 일어 시도민은 두 번 울어야 했다.
총체적 위기 속에서도 시도민은 ‘이겨낼 수 있다’는 의지로 뭉쳤다. 지난 한 달간 너도나도 ‘자발적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의료진의 희생정신도 빛났다. 의료진은 연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이 밖에도 한국 특유의 방역 모델은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대구지역 주요 병원이 운영 중인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모델로 떠올랐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산세는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달 29일 추가 확진자가 대구에서만 하루 700명 이상 쏟아지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극에 달했으나, 최근 며칠간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사태 종식 시점까지 감염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성열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은 “대구·경북은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만 서울·경기 등에서 산발적으로 소규모 유행이 있어 이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감염 지속 여부가 정해질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데, 입국자로부터 역유입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조언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