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파랑새
  • 승인 2020.03.18 20: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호BDC 심리연구소 소장
어릴 적 읽었던 동화 ‘파랑새’에는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나온다. 둘은 옆 집 할머니의 부탁으로 행복의 파랑새를 찾으러 먼 길을 떠난다. 많은 곳을 다니면서 파랑새를 찾았지만 파랑새를 찾지 못했고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새장 속에는 남매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파랑새가 새장 속에 있었다. 집에 있는 파랑새를 두고 밖에서 파랑새를 찾던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고 바로 우리가 속한 가족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가족의 행복을 찾기 위해 가족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모두 행복임을 모르고 특별한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난다. 하지만 특별한 행복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얼마 가지 않아서 알게 된다. 행복은 밖에 있지 않고, 자신이 머무르던 그 자리, 바로 가족 안에 있다는 것을.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이미 우리가 속한 가족 안에 있다. 동화 속에서 찾던 파랑새는 행복을 뜻한다. 동화 파랑새는 행복을 바깥에서 찾지 말고 가족 안에서 찾아보라고 얘기한다. 이제 우리도 가족 안에서 파랑새를 찾아보자.

먼저, 가족의 시선을 모아보자. 우리들의 시선은 마음의 출발지고, 또한 종착지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마음이 머물게 되어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 뜻이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들의 시선이 제각각 다른 곳으로 흩어지게 되면 서로의 마음이 다른 곳에 있게 된다. 그러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게 된다. 가족 안에 있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서는 가족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몇 가지 방법으로는 가족회의, 함께 식사하는 시간 만들기, 함께 영화 보러 가기, 여행하기 등이 있다.

가령 가족회의를 1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가족회의를 하면서 같이 얼굴을 마주 보고 일상의 이야기도 공유하고, 혹은 해결해야 할 문제나 또는 노력해야 할 과제를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구라는 말이 밥 식(食) 자에 입 구(口) 자를 사용해서 함께 모여 밥을 먹는 공동체라는 뜻인데 요즘은 가족이 각자 다른 장소에서 밥을 먹다 보니 ‘식구가 맞나?’ 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래서 바쁘더라도 의무적으로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가족이 한 식구가 되어야 한다. 식탁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

또한 영화나 TV프로를 함께 보는 일도, 함께 여행을 가는 일도 중요하다. 대화가 자연스럽지 않은 이유는 모두 대화의 주제가 제 각각 이기 때문이다. 대화 주제가 서로 다르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줄어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반면에 함께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통의 대화 주제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가족의 대화는 물 흐르듯 서로가 함께 보았던 영화나 TV 프로그램으로 흘러 갈 것이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할 것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대화가 훨씬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파랑새는 가족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있다.

가족 안에서 파랑새를 찾는 또 다른 방법은 부부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행복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은 보고 배운다고 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들보다 먼저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부모가 가족 안에서 행복해야 자녀도 가족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집 거실에 있고, 우리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에 함께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