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보호자 4~5명 서성거려
행인은 병원 피해 길 건너가
주민 “평소 시설관리 잘했다”
18일 오후 12시 30분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대구 서구 비산동 한사랑요양병원 앞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두 명의 경찰 관계자들이 건물 입구를 막아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건물 뒤편의 주차장 또한 이용이 제한됐고, 지하 차량 출입구도 셔터로 가로막혔다.
정문 오른 편에 위치한 폐기물 보관실 입구에는 폐기물보관표지만이 덩그러니 내걸려있을 뿐이었다. 경찰은 “건물 출입이 불가하다”며 취재진을 다급히 막아섰다.
병원 정문 인근에는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친지로 보이는 시민 4~5명이 서성였다. 한 시민은 “가족이 병원 안에 있는데 건물이 통제돼있으니, 도저히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한참 병원 입구를 바라보던 일부 시민은 “저녁에 다시 병원 건물을 찾겠다”며 뒤돌아섰다.
30여 분 후 자신을 입원 환자의 보호자라고 설명하는 한 60대 남성이 건물 앞에서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남성은 “병원에 입원 중이던 어머니가 걱정된다”면서 “병원 측에서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확진자 명단을 알 수 없다는 대답만 늘어놓아 답답한 마음에 직접 찾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일부 시민들은 일부러 병원 건물을 피해 애둘러 길을 건넜다.
병원 근방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여·52·서구 비산동)씨는 “이 동네 자체에 노인들이 많이 산다. 병원 관계자들이 근처를 돌아다녔을까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난다”면서 “가급적 병원 인근을 피해 다닐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인근에서 음식점, 자동차 정비점 등을 운영하는 일부 업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음식점 업주 A(60)씨는 “한사랑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다수로 나왔다는 소식에 놀라 뛰쳐나왔다. 평소에 잘 관리되는 시설이라 이러한 일이 발생할 줄 몰랐다”며 불안해했다.
병원은 신관과 구관으로 나뉘어 지하 1층~지상 7층의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이중 환자 입원실은 지상 2층부터 7층까지 위치해 있다.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에서 최소 열흘 전 이미 확진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조사에 나섰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