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올림픽 강행” vs 여론 “취소·연기해야”
일본 “도쿄올림픽 강행” vs 여론 “취소·연기해야”
  • 승인 2020.03.1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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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개최 가능성은
IOC “예정대로 개막 준비 중”
日 여론조사 “연기해야” 63%
유명 인사들도 IOC 결정 비난
올해로 32번째를 맞는 도쿄하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예정대로 7월 24일에 개막할 수 있을까.

대회 개막을 128일 앞둔 18일 현재에도 확답은 없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든 코로나19 사태의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초지일관으로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겠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정상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는 여론도 점점 힘을 얻는다. 개최국 일본 내부에서도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미국을 덮친 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볼 때 올림픽 개막 무렵까지 사태가 잠잠해지리라고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지구촌이 다시 안전해졌다’는 인식이 생기려면 넉 달로는 촉박하기에 올림픽을 어쩔 수 없이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세를 불려간다.

◇IOC “정상 개최에 전념”…아베 “무사히 예정대로 치르겠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도쿄올림픽을 계획대로 열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사실상 두 축은 IOC와 아베 총리뿐이다. IOC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를 대표하는 아베 총리는 한배를 탄 운명 공동체다.

IOC는 17∼19일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선수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와 연쇄 화상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도쿄올림픽 개최 또는 취소·연기 의견을 수렴한다.

그간 국제보건기구(WHO)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태도만 보이던 IOC가 적극적으로 올림픽 관계자들의 의견 청취에 나서자 태도 변화 가능성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IOC는 17일 화상 회의 전 개최한 집행위원회에서 ‘올림픽을 예정대로 열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재확인했다.

각 나라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하는 IF 대표들에겐 지역·세계 예선전을 거쳐 6월 말까지 선수를 뽑으면 충분히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또 “올림픽이 4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어떠한 추측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IOC가 이번 화상 회의를 개최한 목적이 다양한 의견 수렴보다는 내부 단속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베 총리는 14일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관해 주요 7개국(G7)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을 예정대로 무사히 치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IOC와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취소 또는 연기했을 때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 손실, 중계 일정 재편성의 어려움 등을 잘 알기에 되도록 올림픽을 강행하려고 한다.

◇ 일본 유권자 63% “올림픽 연기해야”…“코로나19 악화에도 IOC 같은 말만 반복”

일본 국민의 생각은 아베 총리와는 정반대다.

아사히 신문이 15∼16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연기 여론이 63%를 차지했다. 개최 강행은 23%에 불과했다.

교도통신이 14∼1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69.9%에 달했다.

일본 후생노동상을 지낸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 지사는 4월 말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으면 도쿄올림픽은 ‘아웃’이라고 단언했다.

드니 마세글리아 프랑스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5월 말까지 코로나19 사태다 진정되지 않으면 올림픽은 어렵다고 전망했고, 딕 파운드 IOC 위원 역시 IOC가 5월 말까진 올림픽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행 기조를 유지하는 IOC를 비난하는 발언도 나왔다.

캐나다 아이스하키 전설 출신인 헤일리 위켄하이저 IOC위원은 “상황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책임하다”고 IOC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훈련, 여행, 광고 등 여러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IOC가 무리하게 올림픽을 밀어붙인다고 봤다.

그리스 육상 선수 카테리나 스테파니디는 “코로나19의 대유행에도 IOC가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 결정 대신 선수들에게 계속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라고만 해 선수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려고 한다”며 “1월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빠졌는데도 IOC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뒷전에 둔 것 아니냐는 불만이 IOC를 정조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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