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19 의심 사망자 장례 치른 유가족 ‘봉변’
[단독] 코로나19 의심 사망자 장례 치른 유가족 ‘봉변’
  • 김수정
  • 승인 2020.03.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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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요양병원 미흡 대처 논란
검사 요구했지만 병원 ‘묵살’
장례식 후 무더기 발생 확인
사후 검사 조차 없어 2차 감염
조문객 1명 확진·다수 격리
한사랑요양병원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 전경.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사망자 장례를 치른 유가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이달 초 열 증상을 보여 가족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사랑요양병원과 유족 측에 따르면 서구에 거주하는 김모(35)씨는 지난 16일 오전 치매 등 기저질환을 알았던 아버지(66)가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둬 장례를 치렀다.

당시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버지는 임종을 맞았고 시신은 1.5km가량 떨어진 타 병원 영안실로 옮겨졌으며 2일간의 장례식 기간 중 20여 명의 친지 등이 방문했다.

그런데 아버지 장례식을 모두 마무리하고 난 뒤인 18일 오후 유가족들은 뉴스를 통해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화들짝 놀랐다. 그 즉시 병원과 보건소 측에 연락을 취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장례식장을 찾은 친지 등 모두가 격리 조치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했던 친지 중 1명은 지난 21일 보건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대구 동산병원에 입원했다.

부산에서 온 친지 1명도 밀접접촉자로 구분돼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고 그 외 다수의 친지들이 유사 증상을 보여 검체 검사 후 격리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한사랑요양병원 측이 병원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려만 줬어도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그는 생전인 지난 7일께 아버지가 열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해 줄 것을 병원 측에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통보만 해줬어도 2차 감염은 예방할 수 있었다”며 “사후검사라도 진행했다면 더 이상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한사랑요양병원 관계자는 “당시 병원 전체가 코로나로 인해 코호트 격리되는 등 경황이 없었다”면서 “병원 밖으로 퇴원 처리나 장례를 치르신 분에 대해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평소 기저질환이 있었고 당시 의료진이 코로나19와는 연관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어떻게 됐든 간에 이 모든 것이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일련의 일들은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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