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와 반칙이 난무하는 4.15총선
꼼수와 반칙이 난무하는 4.15총선
  • 승인 2020.03.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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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오늘부터 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당락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유권자인 국민이 갑(甲)이 되는 시절이 돌아왔다. 이 기간만큼은 당선만 되면 국민의 대표라는 것을 내세우며 국민위에 군림하는 행태를 보이거나, 국민의 의사나 자신을 선출해준 지역 선거구민의 이해보다 소위 당론이라는 미명하에 자신에게 공천을 준 정당의 이해에 맹종하는 수많은 선량들에게 국민들이 유일하게 큰소리칠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4.15 총선은 금세기 들어 전 지구적인 재앙인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과의 접촉을 멀리할 것이 요구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선거 운동 또한 선거운동원을 동원한 대면 접촉 운동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 아마 유권자들의 전화기만 불이 날 지경으로 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투표장에 갈 때에도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고, 기표하는 도구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면 과연 정상적인 선거가 이루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 4.15총선은 소위 연동형비례제 도입으로 어느 때보다 신생 정당들이 많이 생겨났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도에 따른 사표 방지 즉 정당투표에서 3% 이상의 표만 얻으면 3~4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환경과 같은 대안 의제들을 표방하는 소수 정당들이 원내정당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어 수많은 신생정당들을 생겨나게 했다.

그러나 막상 선거가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거대 양당이 47석의 비례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여 원내 제1당이 되기 위해 비례대표만 선출되는 비례정당인 위성정당· 플랫홈정당을 만들고, 이 정당들이 선거에 필요한 정당보조금을 더 많이 타내기 위해 현역의원 꿔주기 등 그야말로 유권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꼼수 행위를 펼치고 있어 유권자를 우롱하고 있다. 그야말로 현행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유권자들을 기망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이러려고 국민들이 정치후원금을 내나’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비례위성정당 논란은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이 반대하는 연동형비례제를 도입하는 선거법이 개정될 경우 비례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여당을 포함한 진보진영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찬성하지 않은 게임 규칙을 지킬 이유가 없다는 논리로 맞받아치며 일사천리로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고발 등도 불사 하겠다고 맹비난하더니 당 내부에서 보수진영에 제1당을 빼앗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될지도 모른다는 등 선거를 앞두고 항상 등장하는 공포 마케팅이 유포되기 시작하면서 낯선 용어인 플랫폼 정당에의 참여라는 미명을 앞세우며,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였다. 이에 대해 보수진영과 일부 진보진영에서 조차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만든 선거법도 무시하고 기만하고 있으면서도 뻔뻔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위성정당이 아닌 척 꾸며대면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당과 제1야당이 참여하거나 창당한 비례정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은 선거만 끝나면 곧바로 비례정당에서 제명당하거나 해산을 통해 모정당으로 입당할 것이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면 그 비례정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을 기망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이번 비례정당 논란으로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선거법 개정 논의가 일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선거법을 개정할 경우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들은 개인적으로 유권자에 의해 직접 선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정당이 해산되거나 제명당하더라도 임기 내에 절대 다른 정당으로 입당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꼼수와 반칙이 난무하는 진흙탕 정치판이라도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지금 우리는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국가존망의 위기에 빠져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의 오천년 역사 속에서 국가존망의 위기에 빠져 있을 때 이를 극복한 것은 정치인과 같은 위정자가 아니라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놀라운 생존력으로 단결하여 극복해 왔다고 믿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이 진흙탕 같은 정치권을 각성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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