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아예 없는데 지출은 한 달 1천만원…식재료는 폐기
매출 아예 없는데 지출은 한 달 1천만원…식재료는 폐기
  • 김수정
  • 승인 2020.03.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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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중단 ‘한 달’…공급업체·농가 피해 ‘눈덩이’
납품 취소에도 사무실 열어야
대출 원금 상환 못할라 큰 걱정
입찰 해지 통보에 앞날 더 깜깜
가공업체 창고 식자재 남아돌아
개인 농가 406t 규모 피해 예상
“조금 힘든 수준이 아니고요. 그냥 모든 게 올스톱이에요 올스톱.”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 개학이 한 달 이상 늦춰지면서 대구·경북지역 급식 공급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매출 피해가 크고 영세한 업체가 많은 업계의 특성을 감안해 현실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급식공급 업계에 따르면 본래 3월부터 6월은 가장 학교에 급식을 납품하기 좋은 시기다. 농산물, 식재료 상태도 좋은 달이라 업계 관계자들은 연초부터 학교에 납품할 제품과 입찰 준비를 한다. 대구지역 내 초·중·고교에 급식을 직접 납품하는 업체(직납 업체)는 약 110여 곳. 하지만 대목이어야 할 이달, 코로나19로 학교 개학이 세 차례 미뤄지면서 지역 급식업체는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학교 32곳에 급식을 납품하는 대구 서구 A급식 직납 업체 대표는 “이달 납품이 유보돼 매출이 아예 없는 데다, 사무실 가동을 멈출 수는 없어 인건비 등으로 약 1천만 원 정도의 손해를 보며 사업장을 열고 있다”며 “이달 재료 구입 등을 위해 받아 놨던 대출의 원금 상환도 가능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달 입찰됐던 학교들도 하나 둘 계약을 해지하고 있어 내달 매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직납 업체에 식품을 대는 가공 업체의 경우도 이달 매출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달 대목을 위해 마련해둔 식자재들도 창고 한편에 가득 쌓였다.

경북 칠곡 B식품가공 업체 관계자는 “학교 급식 납품을 통해 대다수 매출을 올렸는데 모든 것이 올스톱 돼버렸다”면서 “작년 동월 매출이 5억 정도였는데 이달에는 4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마저도 요양병원 등으로 제품이 나가 그나마 관련 업체들 중 나은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급식 공급 업체에 농산물을 납품하던 개인 농가들도 피해는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개학 연기로 급식이 중단됨에 따라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은 51개 품목, 406t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파, 감자 등 일부 저장품은 특성상 폐기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봄철에 생산이 집중되고 저장성이 떨어지는 엽채류와 과채류도 피해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광역급식센터 관계자는 “최근 급식 납품 중단으로 인해 개인 농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시기를 놓치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배추, 쑥갓 등 엽채류는 농가에서 아예 갈아엎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농가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경북도 등에서 나서서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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