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이버 성폭력’ 증가…3년간 피해 상담 86건 달해
대구 ‘사이버 성폭력’ 증가…3년간 피해 상담 86건 달해
  • 정은빈
  • 승인 2020.03.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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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연령 20대가 가장 많아
트위터·텀블러·텔레그램 등
추적 어려운 해외 메신저 악용
미성년자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사건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가 횡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도 디지털 성범죄는 점차 늘어난 추세로 나타났다.

25일 대구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2017~2019년 3년간 접수된 사이버 성폭력 피해 상담 건수는 총 86건이다. 상담 건수는 지난 2017년 11건에서 2018년 39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36건 접수됐다.

사이버 성폭력은 전체 성폭력 피해 상담(1천559건)의 5.5%를 차지했다. 사이버 성폭력 비율은 405건 중 2.7%, 666건 중 5.8%, 488건 중 7.3%로 매년 증가했다.

상담 사례를 분석하면 피해자 연령대는 20대가 39.2%로 가장 많았고 30대 20.6%, 40대 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13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도 15.9%에 달했다. 7세 이상 13세 미만 아동은 5%, 7세 미만은 1%였다.

성폭력 가해자 연령대는 40대 23.5%, 20대 18%, 30대 17.7%, 50대 16.9%, 13세 이상 19세 미만 15.6%, 60세 이상 6% 순으로 고루 분포했다. 가해자의 경우 점차 청소년 비율이 높아지고 전반적 연령대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디지털 성범죄의 중심지는 ‘웹하드’에서 ‘트위터’, ‘텀블러’,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옮겨졌다. 국내에서 직접 조사할 수 없고 추적하기 어려운 메신저 특징을 악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n번방 사건이 발생한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는 사용자 익명성이 보장되고 보안이 강력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텔레그램은 대화 내용이 남지 않고, 한 대화방에 20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디스코드의 경우 대화방을 개설해 상대방을 초대하면 검색 기능을 사용해 대화에 참여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검색에 걸리지 않는 비공개 대화방도 만들 수 있다.

여성 단체는 제작자와 소비자라는 공식을 깨고 소비·유포·제작을 넘나드는 새로운 성착취 카르텔이 형성된 것으로 해석했다. 단체는 운영자와 공모자, 관전자 등에 대한 낮은 수위의 처벌을 카르텔 형성의 원인으로 보고, 디지털 기반 성범죄를 규제할 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안미경 성폭력상담소장은 “사이버 성범죄의 처벌 기준이 너무 약하다. 대부분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받는 상황이다. 처벌부터 강화해야 이런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피해 상황을 겪게 됐을 때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당황하지 말고 가족이나 학교 등 주변에 빨리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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