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점 없는 TK 친박 몰락…통합당 공천 겨우 6명 생존
구심점 없는 TK 친박 몰락…통합당 공천 겨우 6명 생존
  • 윤정
  • 승인 2020.03.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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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맥만 유지…폐족 수순
朴 옥중메시지 영향력 無
유영하 비례 컷오프 수모
추경호, 곽상도, 이인선, 김정재, 이만희, 윤두현(왼쪽부터)
추경호, 곽상도, 이인선, 김정재, 이만희, 윤두현(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1998년 대구 달성군 재보궐 선거 당선 이후, 지난 20대 총선까지 맹위를 떨쳤던 이른바 친박세력들이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친박계는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이후 구심점이 사라져 갈 길을 잃고 헤매다가 급기야 이번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사실상 명맥만 유지한 채 폐족의 수순을 밟고 있다.

공천을 앞두고 김형오 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일찌감치 친박계에 경고장을 날리며 불출마 압박을 했고 일부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불출마를 받아들여야 했다. 실제 공천에서도 핵심 친박이라고 불리던 의원들은 일부만 남고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지난해 2월 당시 친박계의 총력 지원으로 당 대표에 선출된 황교안 대표는 친박계를 보호하기는커녕 무방비상태로 방관만 한 채 일부 자기 사람 심기와 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에만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을 뿐이다.

이번 통합당 공천에서 살아남은 친박계는 손꼽을 정도다. 지난 20대 공천자의 60% 이상이 친박계인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특히 통합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친박계의 퇴조가 뚜렷하다. 20대 공천 기준으로 TK 25개 선거구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공천자가 16명에 이를 정도로 그 위세가 대단했다. 그러나 이번 공천 결과 6명만이 공천을 받았다.

대구의 추경호(달성)·곽상도(중·남)·이인선(수성을),경북의 김정재(포항북)·이만희(영천·청도)·윤두현 후보만이 공천권을 쥐었다. 정종섭·김광림·최교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석기(경주)·백승주 의원은 공천에서 컷오프 됐다. 김재원 의원은 지역구를 이동해 서울 중랑을에서 경선을 치렀지만 패했다. 또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경산의 최경환 전 의원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잃었고 고령·성주·칠곡의 이완영 전 의원도 정치자금 불법 수수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당시 새누리당에서 당선된 친박 조원진 의원(달서병)은 탄핵사태 이후 탈당해 우리공화당 대표를 지내며 이번 총선 달서병 수성에 나서고 있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이번 공천에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지역구 경선에서 박근혜 정부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유승민계 김희국 전 국회의원에게 패했고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동을 경선에서 유승민 의원과 행보를 같이한 강대식 전 동구청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도 동갑에 도전했지만 경선에서 류성걸 전 의원에게 밀렸다.

한때 박 전 대통령은 ‘촌철살인’의 짧은 메시지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자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한 마디로 친박연대 14석, 친박 무소속연대 8석 총 22석을 얻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번 총선 공천을 앞둔 지난 4일, 자필형식의 박 전 대통령 옥중메시지는 친박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라며 보수 통합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친박계의 몰락이었다.

오히려 통합당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에 공천 신청한 박근혜의 유일한 접견인 유영하 변호사는 아예 공천 컷오프 수모를 당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TK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친박계의 몰락이라고 할 수 있다”며 “3~4번의 총선에서 맹위를 떨친 ‘박근혜 효과’는 이번 총선을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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