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박명호 경영칼럼]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 승인 2020.03.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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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코로나19’의 장기적 여파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연소득 7만5천 달러 이하의 국민들에게 성인 1인당 1200달러, 자녀 한 명당 500달러를 수표로 지급할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자체에서 이미 현금성 지원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경기도지사와 부천시장은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의견차이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최근 대구광역시에서는 시의원과 지급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설전 도중에 시장이 쓰러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아마도 머지않아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현금을 살포하는 이른바 ‘헬리콥터 드롭(drop)’의 범세계적 실행 장면들을 자주 마주치게 될 것 같다.

지난 주 우리 정부는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100조 규모의 비상 금융조치를 발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물론 주력 산업의 기업까지 확대 지원하여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을 막겠다고 한다. 또한 재난기본소득, 긴급생계비 지원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시적인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는 이견이 분분하다. 세금으로 조달한 돈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면 일할 사람들의 근로의지를 해치고, 막대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증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원금 지급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지원금이 바로 소비로 연결될지도 의문이다.

‘코로나19’의 해결 과정에서 경제와 방역, 두 토끼를 잡겠다던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 방역이 과연 전문가의 논리에 따랐는지는 후일 평가되겠지만, 경제 정책만큼은 정치 논리에 오염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경제 문제는 철저히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 경제 정책에는 기준과 원칙이 공정하고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꼭 필요한 곳에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정책이 집행되어야 한다. 자본주의경제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 누군가는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책임 소재 또한 명확해야 한다. 정책의 계획과 실행에 있어 국민들의 혈세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 그 과정에서 반드시 경제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정책의 실효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는 주역은 역시 국민과 기업이다.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 그리고 시스템이 바뀌면 경제위기가 자동으로 해결되리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기업인들이 강인한 의지와 지혜를 발휘하여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위기 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업이나 장사의 기본은 ‘꿈을 파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제공하는 일만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업가는 당연히 고객과 종업원과 함께 어울려서 서로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사업의 성패는 사업가의 능력보다는 주로 태도나 인격적 특질에 달려있다.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가 창안한 ‘그릿(grit)’이란 개념이 있다. 특정한 방향으로 어떤 생각을 단호하고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특성을 가리킨다. 성취과정에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며 사업가가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이다. 따라서 역경을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용사들은 인격과 열정, 그리고 강인한 인내력을 지닌 사업가들이다.

서남아프리카의 나미브 사막에 사는 풍뎅이는 새벽에 목을 축이려고 물구나무를 선다고 한다.

수필집 ‘나미비아의 풍뎅이’에서 조이섭 작가는 그 사연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막에 달구어진 복사열로 풍뎅이의 등껍질 위에 이슬이 맺히고 풍뎅이는 맺힌 물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면 그 이슬로 목을 축이고 살아간다. 이슬이 맺혀 물방울이 굴러 떨어질 때까지 풍뎅이는 거꾸로 선채 꼼짝달싹하지 않아야 한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혼이다. 나미비아 풍뎅이의 사투는 ‘코로나19’ 사태로 신음하며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영세민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석 달 수입이 0원이라 라면 살돈도 없다’는 어느 급식조리사의 딱한 호소에 가슴이 답답하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코로나19’ 빈민이 숱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의 문제이다.

이처럼 심각한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의 적절한 정부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매우 긴요하다. 또한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여러 가지 편견에서 비롯되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철저히 경계해야한다. 이와 더불어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파악하여 문제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적절이 반영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란 표현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정책결정자의 좌우명이 되어야 한다. 올바른 정책 집행과 함께 국민과 기업인들의 협력이 서로 어우러지면 경제 위기는 반드시 해결될 것이다. 기회는 때로 패배나 불운의 형태로 가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위기를 ‘위대한 기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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