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진단검사 제2미주병원 감염 키웠다
반쪽 진단검사 제2미주병원 감염 키웠다
  • 조재천
  • 승인 2020.03.2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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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요양병원 같은 건물 사용
감염 확산 가능성 예상 됐지만
입원 환자 빼고 종사자만 진단
사흘간 확진자 75명이나 발생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제이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27일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제이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27일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대구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제2미주병원(정신병원)에서 사흘간 7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대실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쏟아질 당시 제2미주병원으로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도 입원 환자를 제외한 채 종사자에 대한 진단 검사만 실시해 감염을 키웠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까지 제2미주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는 환자 74명, 종사자 1명 등 모두 75명이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26일 환자 1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이튿날 환자 60명, 종사자 1명 등 61명이 감염됐다. 28일에는 환자 1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2미주병원은 앞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 중이다. 대실요양병원은 건물 3~7층, 제2미주병원은 8~11층에 자리 잡았다. 대실요양병원에서는 지난 18일 종사자 2명이 감염된 뒤 19일 8명, 20일 4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무렵 방역 당국은 감염 확산 가능성을 고려해 제2미주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했다. 입원 환자는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진단검사팀이나 역학조사팀 운영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며 “한정된 자원으로 환자와 종사자를 전수 조사하기보다 종사자를 우선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제2미주병원 환자와 종사자 모두 검사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당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제2미주병원 종사자 72명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이틀 뒤 지역 정신병원을 코로나19 고위험군 집단 시설로 간주해 전수 조사에 나설 때도 입원 환자를 제외한 채 종사자에 대해서만 진단 검사했다.

정신병원 특성상 입원 환자가 외출하지 못하는 폐쇄 병동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들의 외부 접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구시는 지역 정신병원 종사자에 대한 전수 조사에서 확진자가 나온 병원에 한해 입원 환자를 진단 검사한다고 했다. 확진자가 없는 병원은 입원 환자의 감염 위험성이 낮을 거라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이러한 방침을 두고 반쪽짜리 전수 조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구시는 28일 지역 17개 정신병원 내 입원 환자 2천226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제2미주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자 모든 입원 환자에 대한 진단 검사로 대상자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지역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현재 제2미주병원에 대한 역학 조사를 펼치고 있지만 뚜렷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병원 건물을 드나든 사람을 폐쇄 회로(CC) TV를 분석해 확인하는 한편 면회자 등 출입자 명단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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