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투표하러 갈 수 있을까?
4·15 총선, 투표하러 갈 수 있을까?
  • 승인 2020.03.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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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지역대학의 대면 수업이 5월로 연기되었다. 교육감은 유·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을 4월 20일로 추가 연기를 건의했다. 지역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일부에서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증상 확진자로 인한 2차 폭발에 의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부분의 사람이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는 낮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삶의 한복판이 무너져버린 까닭이다.

경제가 무너지고, 일상이 바뀌었지만. 시간은 가고 봄은 왔다. 4.15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대면 수업이 5월로 연기된 새내기들은 대학 생활보다 먼저 투표를 경험하게 된다. 후보자 등록이 끝났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의 계절이다. 민주당에서는 운동 없는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발표했고, 사실상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는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여러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투표권을 가진 자의 입장에서 나는 과연 투표를 하러 갈 수 있을까? 가족들의 투표 참여를 지지할 수 있을까?

지난 3월 14일 USA Today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물질의 표면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에 대해 연구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의 논문을 소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는 최대 3시간을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바람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분산시킬 수는 있겠지만 바람이 없는 특정 공간 안에서라면 공기 중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누군가가 들이마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하철 손잡이, 화장실 손잡이, 수도꼭지 등의 강철에서는 72시간을 생존하고, 마트의 카트 손잡이와 같은 플라스틱에서도 72시간을 살아남는다. 택배 상자와 같은 종이 표면에서는 24시간을, 휴대전화 액정과 거울, 유리문, 유리병 등 유리 표면에서는 96시간을 생존한다. 놋쇠로 만들어진 손잡이에서는 4시간을 생존한다. 집 밖을 나서면서 만지게 되는 모든 것을 경계하고, 물만 보이면 손을 씻는 습관을 생활화 해야 하는 이유다.

다시 투표로 돌아가 생각해 보자. 투표소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선거인 명부에서 본인 확인을 한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에 들어가 비치된 기표 용구로 기표를 한 후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나오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본인확인부터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여러 명이 드나드는 기표함은 더욱 좁은 제한된 공간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72시간을 살 수 있다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기표 용구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다.

물론 투표소에 입장하기 전에 체온 측정을 할 것이고, 손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게 할 것이며, 마스크 착용 또한 필수로 하겠지만 과연 이것으로 충분할까? 투표용지를 나눠주는 선거관리원이 무증상 확진자가 아니라는 보장도, 나보다 앞서 기표한 사람이 무증상확진자가 아니라는 보장도 없다.

지역 대학에 대면 강의를 미루고, 교육감이 일선 학교의 개학 연기를 건의하는 것도 이 무증상 확진자로 인한 감염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특정일에 불특정 다수가 한자리에서 모이는 투표에서 투표하러 온 사람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무증상 확진자로 인한 2차 폭발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이 때 솔직히 나는, 나와 가족의 안전을 뒤로하고 투표를 하러 갈 자신이 없다.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후보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 지도 고민이다. 게다가 격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투표권 보장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쯤 해서 대안이 나와야 할 때다. 선거를 미루든 투표의 방법을 바꾸든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어떤 대안도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것보다 어렵거나 힘이 들진 않을 것이다. 일부 정당의 선거일 연기 주장이 정치권의 힘겨루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IT 강국 코리아에서 투표소에 가지 않고도 투표를 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모든 것이 바뀐 지금 투표 역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국민의 의사표시는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은 더 중요하다.

모든 국민이 4월 15일 투표 이후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그저 불안으로 인한 과도한 걱정이라 치부하기에는 이미 우리가 잃은 일상이 너무나 크다. 이제 국가는 국민의 의사를 듣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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