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잃은 부모, 일자리 못 찾는 자식
일자리 잃은 부모, 일자리 못 찾는 자식
  • 김수정
  • 승인 2020.03.3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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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생계 위기 내몰린 사람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잃은 지역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휴업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사업장이 늘면서 신규 채용 건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오모(여·26·대구 달서구)씨 가족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모든 가족 구성원이 일거리를 잃었다. 1년 넘게 항공사 취업을 준비 중이던 오씨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용 일정이 불투명해졌고, 오씨의 아버지는 7년간 근무했던 광고업 회사에서 이달 중순 권고사직을 당했다.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어머니 역시 최근 일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 수입이 거의 없는 상태다.

가정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 오씨는 결국 장기간 준비해오던 항공사 채용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단기 일자리 구하기에 나섰다.

오씨는 “최근 가족이 모두 일자리를 잃어 살길이 막막한 상태다. 억장이 무너진다”면서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구해보려 이곳저곳에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 예전에 비해 구직 자리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 그냥 잡히는 대로 시급히 일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40~50대 가장들도 최근 일자리를 잃어 생계에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서구 주민 김모(49)씨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다니던 제조업 공장이 멈추면서 권고사직을 받았다. 김씨는 “일자리가 한시라도 급한 상황이라 온라인 구직 사이트 등을 뒤져 단기 택배 일자리라도 찾아보고 있지만 수수료와 차량비 등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당장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해 너무 참담한 심정이다. 나라에서도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많은 사업장이 문을 닫았고,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업주들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받기 위해 지역 내 고용센터로 몰려들고 있다. 다수의 기업은 감염증 여파로 올해 채용 일정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가 최근 인사담당자 4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채용계획 변화’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74.6%가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됐던 채용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 중 46%가 “코로나19로 미뤄진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13.9%는 “채용계획을 취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미뤄지고 취소된 채용 일정이 모두 있다’는 응답도 14.7%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노동정책당국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여파가 경제의 전반적인 타격을 가져오면서 고용 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취업할 사업장을 구하는 것이 힘들고, 운영이 힘들어진 곳이 많아 구직난 현상이 빚어지는 것 같다”면서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각계각층에 긴급 생계 안정을 즉각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전망의 제도적인 보완도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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