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보면, 아카이아 연합군은 약 10년 동안 트로이와의 전쟁을 했지만 트로이 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공성전만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오디세우스는 꾀를 내어 30명이 숨을 수 있는 거대한 바퀴 달린 목마를 만들어 트로이 성 안으로 침공하는 계획을 세운다. 대외적으로 목마를 만드는 이유로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에게 바치는 대규모 제사의 상징물 제작으로 내세운다. 커다란 목마 속에 30여 명의 군인을 매복시킨 후 아카이아 연합군은 철수한다.
아카이아 연합군이 철수한 다음 날 트로이 군은 텅 빈 진지 한복판에 남은 거대한 목마 하나를 발견한다. 성 안에는 이미 아카이아 연합군이 남기고 간 목마를 트로이 성 안으로 들이면 트로이가 완벽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언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를 의심한 트로이의 예언자 중 라오콘은 목마의 옆구리에 창을 던졌지만 오디세우스의 재치로 위기를 넘겼다. 라오콘은 갑자기 바다에서 나타난 뱀에게 물려 죽게 된다. 트로이 인들은 라오콘의 죽음을 신에게 바친 선물을 훼손한 징벌이라고 여기며 목마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결국 성문과 성벽 일부를 허물어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인다. 그날 밤, 목마 안에서 뛰쳐나온 30명의 정예병이 트로이 성의 성문을 간단하게 열어젖히고 대기하고 있던 아카이아 군을 입성시켜 트로이 성을 함락시킨다. 이로 인해 긴 전쟁은 그리스의 승리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신들의 대리전 성격이 강한 트로이 전쟁은 아킬레우스, 핵토르, 아가멤논 등 영웅들이 등장하고 이룰 배경으로 한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미네르바와 마르스의 전투>, <파리스의 심판>, <헬레네의 납치>, <아가멤논의 사절단> 등 명화, 그리고 영화 <트로이>를 통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시 상황에서 전장의 정보와 적 군대의 정보를 얻기 위해 국가나 군대에서 고용한 전시 스파이가 활약한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으로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4.15총선을 위한 공식적인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흔히들 선거는 소리 없는 전쟁이라 한다. 평소 인품 있는 사람들도 “깨끗한 한표 보다는 더러운 두표가 더 좋다”고 얘기한다. 4.15총선을 앞두고 뜬금없이 트로이 목마를 언급한 것은 코로나 19 사태로 대면 선거가 어려워지면서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유명 정치인에게는 팬덤(Fandom)이라는 열성팬들이 있다. 팬덤이란 말은 팬에 상태, 지위, 영토를 뜻하는 접미사 ‘-dom’을 붙인 것을 말한다. 대중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팬덤이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팬덤 문화’라는 말이 탄생했다.
카카오톡이나 밴드 그리고 페이스 북을 살펴 보면 지지하는 후보를 홍보는 물론 상대방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자주 접한다. 각 선거 캠프에서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최대한 장점을 부각하고, 상대 후보에 대해서는 단점을 부각하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유권자는 SNS를 통해 접한 정보를 통해 각 후보의 장점과 약점을 비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열성 지지자들은 비난을 통해 각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 보다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선거판을 혼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지 후보에게도 부정적이 영향을 준다. SNS의 팬덤! 그대는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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