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대비하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대비하자
  • 승인 2020.04.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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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젠더와 자치분권 연구소장
바이러스가 인간을 덮쳤다. 코로나19가 나타난 이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지구적 공포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 엄격히 말하면 ‘물리적 거리 두기’가 사회생활의 기본 양식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인 1918~1919년에 발생했던 스페인 독감에 필적한다. 전쟁으로 죽은 이들보다 많은 5,000만 명까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중세 페스트 이후 서구사회에 큰 시련을 안긴 전염병이었다.

지난 100년의 의료기술 발달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사망자는 스페인 독감보다는 적겠지만 사회적 불안은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현재 더 심각하다. 오늘날 지구사회를 규정짓는 일차적 요소는 ‘초연결’이다. 끝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불안과 각자도생은 더욱 확산되며 강화되고 있다.

아침부터 티비나 핸드폰을 통한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증감, 마스크 구입 가능 상황 체크 등으로 신경이 곤두서 살다보니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하다. 심지어 마스크를 해야 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정보 차이로 불안하며, 꽃이 피고 날씨가 더워지니 마스크 사용과 칩거 생활이 더 힘들다.

언제까지 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할까. 머지않아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로 이제는 생활 속 방역이 마치 쓰레기 분리수거나 우측통행처럼 일상이 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생활방역이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야 한다. 전염병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니까.

이 팬데믹은 우리 삶과 사회의 변화를 요구한다. 2003년 사스가, 2009년 신종플루가, 2015년 메르스가, 올해 코로나19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습격은 더 자주, 더 강력해질 것이라 예측한다. 이제 인류는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대유행병이 언제 또 발병할지 모르는 상황을 맞고 있다.

앞으로 맞게 될 위기상황에 대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먼저 개인의 삶을 슬로 라이프로 전환하자.

그간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았다. 더 벌어 더 소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힘들게 살았다. 이제는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산책과 등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식으로 일종의 느린 생활을 하자.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이성적인 삶을 지향하자. 비난보다는 비판을 통해 서로 성장하도록 삶을 세팅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유연성 확보에 더 신경써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위험을 무릅쓰기보다 기존에 입증된 해결책을 확대하는 데 자원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위기 시 민첩하고 투명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 시민, 주민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이번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에서 우리나라는 서구사회보다 우수한 대응 역량을 보였다. 정부의 최선을 다한 방역, 의료진의 헌신적 희생, 국민 다수의 높은 공공의식은 훌륭하다. 오히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믿었던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구 선진국이 더 취약함을 보았다.

하지만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시장에서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 개입과 국가주도의 재분배 정책이 불가피함을 경험하게 되었다.

앞으로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함께 공공부문, 그리고 재분배 장치들이 대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인과 공무원의 전문성과 민주적 국가경영 의지는 우리 모두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마지막으로 세계적 관점에서 지구환경문제를 바라보자.

분리수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알게되면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듯이 팬더믹이 왜 생겨나는지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동물과 인간의 ‘종(種) 간 장벽’을 뛰어넘어 이런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로 환경 파괴를 든다. 산림자원의 훼손으로 인한 매개체(모기, 쥐 등) 증가, 화학물질의 오염에 의한 숙주동물(인간 등)의 면역기능 약화, 매개 동물 및 병원체 이동의 증가에 따라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과 사회, 정부의 역할과 방향, 그리고 협업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에 좋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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