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계속되는데 인력은 줄고…의료진 번아웃 위기
집단감염 계속되는데 인력은 줄고…의료진 번아웃 위기
  • 박용규
  • 승인 2020.04.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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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 40일…극심한 피로 호소
가족 감염될라 집 안 가고 격리
고된 근무에도 차마 휴가 못 써
공보의 줄고 자원봉사자 복귀
공항 등 전국 의료인력 수요↑
대구 지역 인력 집중 지원 난항
지친의료진1-2
1일 대구 영남대병원 간호사 2명이 코로나19 환자 치료 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쉬고 있다. 영남대병원 제공

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 의료진의 피로가 극심해지고 있다. 신천지발 무더기 감염이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지역 내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40일을 넘긴 사투에 의료진 번아웃(Burnout·기력 소진)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대구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이날 0시 기준 6천704명으로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에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속출하던 이전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지역 의료진은 40일간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다.

공중보건의 등 파견 의료진 수가 줄고, 자원봉사자들이 생업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어 의료 인력도 줄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치료 근무 중인 3기 공중보건의 인원 수는 120여명이다. 지난달 이후 파견된 1,2기 공중보건의는 각각 300여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지역 거점병원들은 3월 초 이후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보내고, 중증 환자를 받으면서 높아진 업무강도에도 시름한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원내에 코로나 환자가 중증환자 위주로 61명이 있다. 의료진 및 간호사 분들의 피로가 누적돼 있는데 교대 근무를 통해 그나마 해소하고 있다”며 “의료진들이 퇴근하고 나서 집에 가서도 가족들이 감염될까 두려워 스스로 격리하는 등 가족들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 자원하러 온 한 간호사는 “대구의 힘든 상황을 접한 뒤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며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보내주는 응원에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 위험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구에서만 121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중증환자만 내원해 있는데 감염 위험을 생각해 평소 진료보다 집중력을 훨씬 더 요하다 보니 신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가 겹치고 있다”며 “휴가도 제대로 못 쓰고 치료에 전념하니 문제가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모든 입국자에 대한 공항 검사 강화 등 전국 각지 코로나19 대응 수위가 높아져 대구 지역에만 인력 지원을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난달 27일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권고문을 통해 “우리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과부하 상태에 놓여있다”며 “번아웃으로 인해 이들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경영 악화로 계약직 직원 50여명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 측은 해고 아닌 계약 만료라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인력 부족하다더니 무책임하게 내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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