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 투표합시다
나의 삶에 투표합시다
  • 승인 2020.04.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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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_사회복무요원_정찬우
정찬우 성주군선거관리위원회 사회복무요원
전보다는 따뜻하지만, 그래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성주군에 사는 사람들에게 봄은 참외 수확의 계절이라 참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성주 참외밭의 밤길을 걸어 보았는가? 이맘때 성주 참외밭은 불빛 한 점 없이 어둡기만 하다. 우연한 기회에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길을 걷게 된 저에게는 참으로 생소했던 경험이었다. “이 밤중에 차가 다닐 수도 있는데, 이렇게 어두우면 사고의 위험이 있지 않을까? 분명 가로등이 있는데도 불을 켜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생각해 군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돌아온 답변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거, 참외도 잠을 자야지!!” 참외가 잠을 잔다고? 그 쬐끄만 열매 녀석이?

나는 그 때서야 처음 알았다. 밤중에 불빛이 있으면 참외가 잘 자라지 못해 열매를 맺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본인의 밭에 불을 꺼달라고 건의를 했고, 군청은 밤중에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적은 참외밭 인근의 가로등을 끄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분명 안전을 위해서 가로등을 켜달라는 의견도 맞는 말이지만, 농사를 위해 불을 꺼달라는 의견 역시 생계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의견이 부딪혔을 때, 군청에서는 결국 한 쪽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투표를 할 것을 권하기 위해서다. 군청은 양 측의 의견을 고심하다가 결국 다수의 이익이 보장되는 쪽으로 결정을 지었다. 반대로 안전을 위해 가로등의 불을 켜달라는 민원이 참외의 성장을 위해 꺼달라는 쪽보다 더 많이 제기되었다면, 아마도 참외밭의 가로등은 환하게 길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투표의 핵심이다. 내 말을 이해하고 들어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각자 마음에 드는 후보를 투표를 하면, 많은 지지를 받는 사람이 뽑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기껏 뽑아주었더니 공약을 하나도 지키지 않아서 도저히 못 믿겠다.”, “마음에 드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없다.”

그렇다.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이 마음에 들지 않을수도 있고, 또 후보자들은 공약을 어기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공약은 결국 ‘후보자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책이며, 자신의 철학과 포부를 호기롭게 드러낸 약속’이다.

후보자의 공약은 꼼꼼히 보고 판단을 해야한다. 제아무리 내 마음에 드는 공약이라 할지라도 현실의 벽에 막혀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유권자들은 이 공약들의 겉만을 보지 말고, 과연 이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인지 또는 정말 우리 동네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약인지를 잘 판단하여 나와 맞는 사람에게 투표를 해야할 것이다.

선거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투표용지 2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소망을 담아 내지르는 함성이다. 아무리 우리가 국가에 바라는 바가 있어도 소리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도움을 줄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 귀찮으니까, 이미 한 번 속아서 이제는 포기했으니까라는 생각에 나의 소중한 외침인 한 표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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