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휴원 장기화…교사들 대량 실업 현실로
어린이집 휴원 장기화…교사들 대량 실업 현실로
  • 김수정
  • 승인 2020.04.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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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불안·가계 어려움 등 겹쳐
부모들, 원아퇴소 신청 잇따라
현장에 대한 실질적 지원 부족
보육인프라 붕괴 우려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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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어린이집 출입문에 ‘코로나19 감염 예방으로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수정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어린이집 휴원이 장기화되면서 교사들이 일자리를 잃는 등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업계에 원아 퇴소 신청이 잇따르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으로, 보육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2일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지역 내 어린이집 종사자 1만 2천여 명 중 15%가량은 이미 해고 사태를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휴원 장기화로 원아 이탈률이 급증하면 보육교사 등은 대량 실업사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어린이집 휴원이 무기한 연장되면서 지역 곳곳의 어린이집에는 퇴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달성군 한 어린이집 원장은 “올해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신입생 아이들의 퇴소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누리반(5~7세) 이하의 영아 부모들은 90% 이상 퇴소 의사를 알려온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에 원아가 줄면 그에 맞춰 보육교사의 인원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원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맘카페 등에는 어린이집·유치원 퇴소 문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자녀의 보육 공백을 우려한 부모들이 양육수당이라도 지급받기 위해 퇴소를 고심하고 있는 것. 양육수당은 가계의 보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84개월 미만 아이를 대상으로 10~2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이다.
 

TK지역고용유지지원금신청-폭주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폭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주들이 2일 대구고용센터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부모는 가계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해 퇴소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5세 자녀를 둔 주부 정모(36·대구 달서구)씨는 “개원도 미뤄지고 안전도 불안해 퇴소하고 가을 시즌에 (입소) 대기를 걸어놓을까 고민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집안 사정도 어렵고 한 푼이 아쉬워 솔직히 양육수당도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퇴소 문의가 급증하는 만큼 어린이집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부족해 보육인프라 붕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보육체계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현 실정에 맞는 보육교사 일자리 안정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1학기까지(8월) 휴원 사태가 지속되면 현 지역 교사 중 50~70%까지도 해고를 통보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태가) 심각하다”면서 “국공립, 개인 어린이집 등을 떠나 모든 보육교사의 인건비 문제가 확실히 보장되지 않으면 대량 실업사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육체계 안정화를 위해서 정부와 대구시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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