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과 정치적 궁금증
21대 총선과 정치적 궁금증
  • 승인 2020.04.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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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SQ힉스아카데미 대표, 경영학 박사
우리나라의 요즘 상황은 마치 병들어 심약해 진 사람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것과 같아 보인다. 코로나 19로 인해 위축된 마음에도 불구하고 21대 총선의 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 때 같으면 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를 법한데 생명의 위험과 생존의 위기는 그 열기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장삼이사에게도 정치적 궁금증은 숨길 수 없는 모양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노모가 ‘우리 지역에는 누가 나왔느냐?’고 묻는다. 육십 중반의 누이가 ‘이번에 누구를 찍으면 좋겠나?’며 물어온다. SNS에서도 정치적 주장을 담은 메시지가 거친 어투를 드러낸 채 심심치 않게 전달되어 온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인가? 코로나의 위험에 처한 세계 여러 곳의 지인들을 걱정하면서도 어느 듯 나도 모르게 정치적 궁금증이 솔솔 피어난다. 이번 선거 이후는 어떻게 될까? 궁금증은 때로 걱정이 되고 때론 체념이 되어 나를 기도의 동굴로 몰아가곤 한다.

21대 총선, 우리는 이번에 또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그것에 대한 나의 첫 번째 궁금증은 서울 종로구와 대구 수성갑의 결과이다. 여당 강세 지역에 출마한 야당 대표 주자와 야당 강세 지역에 출마한 여당 대표주자의 갈림길이 궁금하다. 종로구에서의 야당 대표주자의 승리는 보수 세력의 새로운 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성갑에서의 여당 대표주자의 승리는 진보 세력의 건강한 가지가 될 수 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두 번째 궁금증은 만 18세의 고등학생들의 정치적 성향이다. 50여만 명 정도의 우리 고등학생들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령화로 인하여 중장년 이상의 유권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새 순과 같은 그들의 정치적 성향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가늠해 보는 새로운 잣대가 된다.

세 번째 궁금증은 선거 이후에 점진적으로 검증될 재난기본소득의 경제적 효과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재난기본소득은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소득주도성장을 부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다.

이번 재난기본소득은 복지적 성격보다는 경제성장의 동력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히 지자체 별로 먼저 시행단계에 들어간 서울과 경기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된 대구와 경북지역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평가해 볼 수 있는 대표적 지역이다.

특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소득주도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여당 측 인사들이며, 대구시장과 경북 도지사는 소득주도성장을 반대하고 있는 야당 측 인사들이다. 안쓰러운 것은 소득주도성장을 반대해 온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재난기본소득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다급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대구와 경북지역은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되어 정부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받은 재난특별기금으로 지역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물론 그 당면 과제의 핵심은 경제의 활성화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대구와 경북 지역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너무나 크다. 이것을 해결하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역량은 당연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의 그것과 비교될 수 있다. 혹 야당의 일각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복지적 차원이라고 말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효과가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나타나고 대구와 경북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면 야당의 입장은 참 당혹스러울 것이다. 만일 어느 곳에서도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야당에게는 다행스러울지 몰라도 우리나라에게는 무척 불행한 일이다. 그 엄청난 예산으로 당면한 불황을 극복하지 못했으니 야당도 결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야를 떠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그 일을 잘 감당해 내었으면 좋겠다. 영웅은 난세에서 난다고 한다. 누가 영웅이 될지 지켜볼 수만은 없다. 난세에 날 영웅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부디 대구와 경북에서 그 난세의 영웅이 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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